현대중공업그룹, ‘상생펀드’ 도움될까

입력 2013-07-26 10:36 수정 2013-07-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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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하 현대중공업)이 협력업체를 위해 조성한 상생펀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상생을 한다는 명분으로 펀드를 조성한 후 신주인수권으로 시세차익을 남기고 채권으로는 높은 이자를 챙기고 있어‘무늬만 상생펀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코에프씨 현대중공업 협력사 동반성장 제1호 사모펀드전문회사(이하 동반성장 사모펀드전문회사)’를 설립한 시점은 지난 2011년 9월5일. 당시는 사회적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상생이 화두로 떠오르던 때다.

하이투자증권은 국내 최초로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한 동반성장 사모펀드 전문회사를 세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1000억원의 사모펀드를 조성해 기금 중 70% 이상은 현대중공업그룹 2500여개 협력업체 가운데 투자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펀드 조성자금 가운데 실제 현대중공업그룹에서 투자한 금액은 2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전체 사모펀드 1000억원 가운데 현대중공업 100억원, 하이투자증권 50억원, 현대미포조선 30억원 등 그룹에서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전체의 투자 금액의 18%에 불과하다.

펀드투자는 대부분 협력사가 발행한 BW 인수방식으로 이뤄졌는데 채권 이자율이 일반 상장사가 책정한 이자율에 비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BW는 만기와 이자율이 정해진 채권(Bond)과 함께 일정 기간 내에 정해진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Warrant)가 부여된 증권이다.

현대중공업은 협력업체인 현진소재가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BW를 인수하면서 만기 이자를 3.3%로 책정했다. 또한 각각 50억원씩 발행한 스페코와 용현비엠에 대해서는 4%와 5.5%의 만기이자율을 적용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15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한 테스의 경우 만기 이자율은 1%. 비슷한 시기에 발행한 해덕파워웨이의 BW 역시 만기이자율은 1.5% 수준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다른 데가 BW를 비정상적으로 발행 하고 있는 것”이라며 “8월 말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분리형 BW 발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싸게 발행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이자율과 관련해 그는 "발행사 각각의 상황과 자금조달 사정이 다르다"며 "발행사들이 자금조달 코스트를 감안해 결정한 금리로 기존의 회사 자금조달금리보다 낮기 때문에 발행사들이 발행조건에 동의한 것으로 높은 금리를 가지고 이자를 받는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스페코 관계자는“BW와 관련해 다른 할말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모든 BW를 분리형으로 발행했고 워런트 전량을 펀드에서 인수했다. 이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은 중소기업이 발행한 BW는 해당 회사에 일정 부분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전량 가져간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사 IB관계자는 “신주인수권도 전량 가져갔고 이자율도 낮은 편이 아니다”며 “협력업체를 위한 상생펀드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분리형 BW

신주인수권부사채(BW)란 특정 기업 주식을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분리형 BW는 워런트와 채권을 분리해 각각 매매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일부 상장사 오너들이 워런트만 매입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지분율을 끌어올리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오너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고안된 상품”이란 비판이 일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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