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약가계부 혼선… 박 대통령의 ‘전략적 선택’ 방침에 흔들

입력 2013-07-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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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또 딜레마

박근혜 대통령이 강원도를 방문해 지방공약 사업을 경제성보다 국가차원에 전략적으로 선택하겠다는 발언으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난감해졌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현 부총리가 지난 5일 지방공약가계부 발표 때 지역공약 신규사업은 경제성을 검토한 후 재기획해서 추진하겠다는 것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4일 첫 광역지방자치단체 업무보고지로 강원도를 선택해 강원지역 제1 대선공약인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과 여주-원주 간 복선전철 사업에 대해 경제성이 아닌 정책적 판단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청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동서고속화철도와 여주-원주 간 복선전철 등의 사업들에 대해 걱정이 많으신 걸로 안다”며 “강원도에 미치는 지역적 효과뿐 아니라 국가차원의 전략적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이같이 발언한 것은 현 부총리가 지방공약가계부 발표 때 사업성 타당 검사를 한 후 재조정하겠다는 방침으로 강원지역 공약이 사실상 백지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은 우선사업이 아닌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분류돼 실제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강원도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이유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승리하는데 강원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는데다 지난 4·11 총선 당시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을 구해주는데 강원도의 힘이 컸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현 부총리는 신규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 사업타당성보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를 담은 지방공약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부동산 취득세 인하 문제나 금융소비자보호원의 금융감독원 분리 문제 등 부처간 불협화음을 내는 정책에 대해 직접 관여해 왔다. 현 부총리는 박 대통령이 직접 관여할 때마다 대통령 뜻에 따라 정책을 조율했다. 이런 점 때문에 정치권이나 청와대 일각에서 ‘존재감 없는 경제부총리’라며 비난이 제기돼 왔다.

문제는 현 부총리가 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신규사업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면 소요 예산이 눈덩이 처럼 커진다는 점이다. 167개의 지역공약사업 중 96개 신규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84조원으로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신규 사업 중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사업은 다시 기획해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전략적 선택 발언으로 계속사업보다 2배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신규사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게 돼 현 부총리가 또다시 난처한 입장에 몰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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