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 개그맨 편견 깨고 뮤지컬 ‘대세’되다[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7-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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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연기력 쌓아 뮤지컬에도 도전… 코믹정극 맹활약

‘만능(萬能) 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의 홍수 시대다. 가수가 연기를 하거나 연기자가 노래를 부르면 그 실력과 활동 분야의 성과에 상관없이 ‘만능 엔터테이너’라 칭한다. 그런데 ‘만능 엔터테이너’로 지칭되는 연예인 중 한 분야만이라도 제대로 활동하며 평가받는 경우가 드물다. 오롯이 두 개 이상의 다양한 연예분야에서 활동한다는 이유만으로 ‘만능’이라는 용어를 들이대는 것이다.

허언(虛言)의 만능 엔터테이너가 범람하는 가운데 떠오른 사람이 있다. 뮤지컬계의 최고 스타로 부상한 정성화(38)다.

“‘멋있다’, ‘노래 잘한다’는 말 대신 ‘정말 힘들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힘들기도 힘들었고 정말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어려움이 가장 큰 스승이었다.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관객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지난 6월 3일 열린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레미제라블’로 남우주연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사람이 정성화다. 뮤지컬 최고의 스타임을 전문가와 대중으로부터 또 한번 인증받은 셈이다.

정성화는 연예계 첫발을 내디딘 개그맨으로서는 스타 대열에 가세하지 못했지만 뮤지컬에서는 최고의 반열에 오르는 성공을 일궈가고 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다른 분야에서 성공하지 말란 법이 없다. 하지만 연예계에선 자신이 처음 진출해 활동한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분야에서 좀처럼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 그리고 대체로 한 분야에서 실패하거나 좌절하면 쉽게 포기하는 연예인이 허다하다. 정성화는 개그맨으로는 스타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뮤지컬에 진출해 최고의 성공을 이룬 것이다.

그는 1994년 SBS 3기 공채 개그맨으로 대중과 처음 만났다. 하지만 대중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심지 못했다. 정성화는 이내 시트콤과 드라마에 진출해 활동분야를 넓혔다. ‘카이스트’(1999년) ‘행진’ ‘골뱅이’(1999년) ‘현정아 사랑해’(2002년) 등 드라마와 시트콤에서 코믹한 감초연기로 시청자의 뇌리에 연기자 정성화란 이름 석 자를 새겨 넣었다. ‘황산벌’등 영화에도 진출해 연기의 활동폭을 넓혔지만 역시 감초 조연 연기에 머물렀다.

물론 개그맨으로 출발한 때문인지 정성화의 코믹 연기는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데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고 극의 긴장을 풀어주는 재미를 부여하는 조연 역할을 빼어나게 소화했다. 하지만 정성화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된 곳은 바로 뮤지컬 무대였다.

뮤지컬 팬들 사이에 ‘성옵’ ‘성화옵’으로 통하며 두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정성화는 뮤지컬 진출 초반부터 각광을 받은 것은 아니다. 처음 몇 년 동안 단역과 조연을 거치면서 뮤지컬에 필요한 노래 실력과 연기력을 쌓아나갔다.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 ‘어, 개그맨 정성화네’라며 동료 연기자와 관객의 선입견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것을 깨기 위해 더욱더 잘해야 했다. 열심히는 필요 없었다. 무조건 잘해야 했다. 목표치까지 오르기 위해 이를 악 물었다. 무조건 30분 더 일찍 나가서 연습했고 한 시간 더 남아서 연습했다.” 개그맨 출신이라는 편견과 싸우는 한편 뮤지컬 연기자로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노력으로 뮤지컬계 정상에 오른 정성화는 ‘맨 오브 라만차’ ‘영웅’ ‘스팸어랏’ ‘라키지’ ‘레미제라블’의 주연으로 나서 작품의 성공을 맨 선두에서 이끌었다.

“뮤지컬 배우로 제대로 인정받은 건 2007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됐을 때다. 산초 역을 제의받았는데 돈키호테 역을 할 수 있다고 말했고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통과했다. 사람들이 정성화는 웃기는 뮤지컬만 잘할 거라고 생각할 때 ‘영웅’을 통해 정극 뮤지컬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정성화의 뮤지컬에서의 맹활약 결과는 서울문화예술대상 뮤지컬대상,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DIMF 올해의 스타상, 서울뮤직페스티벌 예그린 어워즈 배우가 뽑은 배우상 등 다양한 뮤지컬 관련 시상식에서 주연상 등 온갖 상을 휩쓴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뮤지컬 관객의 환호를 이끌며 정성화 하면 뮤지컬을 찾는 ‘묻지마 팬’을 다수 확보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뮤지컬에 출연하면서도 드라마 ‘개인의 취향’과 영화 ‘댄싱퀸’ 등 드라마나 영화에 꾸준한 출연을 통해 정성화표 코믹연기로 그의 상품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연기파 명배우이자 뮤지컬에 출연하고 있는 황정민은 정성화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정성화는 연기를 정말 잘한다. 주연으로 나서는 뮤지컬은 말할 것도 없이 최고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주연들에 비해 조연들은 인물의 역사가 안 나오기에 더 어려운데 그럼에도 조연을 맡은 정성화는 정말 잘한다.”

“저는 배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배우로서 관객과 시청자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활동하는 것이 유일한 꿈이자 목표라고 정성화는 말한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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