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개발의 마술사’ 필 미켈슨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06-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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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청년실업 100만 시대다. 열정의 꽃을 활짝 피워야 할 나이에 일자리가 없어 시름하는 청년이 많다. 개중에는 남다른 능력을 지닌 청년도 적지 않은 듯하다. 안타깝게도 그 능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썩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 청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3회 우승, 올 시즌 PGA투어 웨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우승한 필 미켈슨의 자기개발이다.

그의 나이는 올해 마흔 네 살로 체력ㆍ기술적으로 이미 전성기는 지났다. 특히 그의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적중률은 55.01%로 158위(6월 23일 현재)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ㆍ중반에도 100위 안에 든 적은 없다. 그럼에도 그가 미국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로서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 같은 쇼트게임 능력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이름 앞에는 늘 ‘숏트게임의 마술사’라는 닉네임이 붙는다, 그럴 만도 하다. 매 대회 자로 잰 듯 홀컵을 향해 돌진하는 공을 보면 그린 위에서 마법이라도 부리는 듯하다. 이 정도면 부정확한 드라이버샷을 만회하고도 남을 만하다. 만약 미켈슨에게 마법과 같은 쇼트게임이 없었다면 매 시즌 시드 획득을 걱정해야 하는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을 것이다.

골프에서 쇼트게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하는 대목이지만, 자기개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은 미켈슨을 ‘쇼트게임의 마술사’로 부르겠지만, 기자는 다르다. 그보다 ‘자기개발의 마술사’라는 닉네임이 더 어울린다. 평범한 플레이에 쇼트게임이라는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명품으로 승화시켰으니 결코 과한 표현은 아니다.

스포츠스타 중에는 자기개발에 성공한 사람이 유난히 많다. 2012 런던올림픽 펜싱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성적이다. 우리 선수들이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형 ‘발펜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본 남자배구는 1972 뮌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1970년대 세계 배구계를 호령했다. 당시 일본 남자배구 선수들이 서양 장신 센터들의 블로킹을 뚫을 수 있었던 비결은 시간차 공격이라는 신기술 개발이었다. 장신 센터를 속이기 위해 예상 시간보다 빨리 또는 늦게 스파이크 하는 변칙 공격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야구만큼 자기개발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종목도 없다. 장타력을 무기로 하는 홈런 타자가 있는 반면, 빠른 발과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를 활용해 도루왕에 오른 선수도 있다. 야구는 자기개발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팀 공헌도를 높일 수 있다.

복싱경기에는 화끈한 인파이터가 정통이라면 긴 팔과 빠른 발을 이용한 아웃복서는 변칙이다. 만약 긴 팔다리와 빠른 발을 지녔지만 파워가 부족한 선수가 인파이터로 싸운다면 승산은 낮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자기개발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단 자기개발에 앞서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다. 많은 노력과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와 노력 없이 자기개발이 이루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시작 전부터 포기한다면 자기개발은 있을 수 없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 능력 있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당신에겐 미켈슨의 쇼트게임 못지않은 ‘필살기’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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