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필기구의 혁명 ‘모나미 153’의 반세기

입력 2013-05-29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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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삼석 회장 “문구산업 외길이 롱런 비결”…우수한 디자인과 기능·부담없는 가격도 한 몫

▲송삼석 회장과 송하경 대표
육각기둥 몸통에 검은색 머리. 어렵던 시절 몽당연필의 기둥이 돼주던 절약의 상징. 올해는 대한민국 필기구의 대명사 ‘모나미 153’이 탄생한 지 꼭 50년이 되는 해다.

1963년 출시된 모나미 153펜은 매달 300만 자루 이상이 팔리며 올초까지 무려 36억 자루가 판매됐다. 13.5cm 길이의 이 볼펜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 12바퀴를 도는 것과 맞먹는다.

50년간 디자인 한번 바꾼 적 없이 동일한 모양을 유지해왔던 모나미 153의 인기 비결은 무얼까? 70~80년대 고도성장기나 90년대 IMF 사태를 맞았을 때나, 21세기 최첨단 디지털 시대에도 모나미 153은 사무실 책상과 학생들의 필통에 항상 자리잡고 있었다.

모나미 153의 롱런에 대해 팔순을 넘긴 창업주 송삼석 회장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송 회장은 “모나미는 소비자들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문구업계의 1등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만일 모나미와 내가 외도를 하거나 한눈을 팔았다면 결코 이 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껏 한 눈 팔지 않고 문구산업 한 분야에만 50년간 종사해왔다. 한때 다른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권유받은 적도 있지만 나는 어떤 일을 하든 그 분야에서 만큼은 1등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우수한 기능과 질리지 않는 단순한 디자인, 부담없는 가격도 꾸준히 사랑 받아온 비결”이라고 말했다.

모나미 153의 탄생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 회장은 1962년에 열린 국제산업박람회에 참석했다가 일본 최대 문구업체인 ‘우치다 요코’의 직원이 사용하는 펜을 보고 영감을 얻고 곧장 일본으로 날아갔다. 우치다 요코의 볼펜 제조사인 ‘오토볼펜(주)’을 방문, 기술을 전수받기 시작해 1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로 잉크를 담은 펜을 완성한 게 현재의 153펜이다.

디자인은 간단했다. 육각 기둥 모양으로 몸체를 만들고, 원추 모양의 머리, 간단한 조작노크, 스프링, 잉크 심 등 5개의 필수 부품만으로 만들었다. 당시 버스 1구간 요금과 비슷한 15원에 내놓을 정도로 가격을 낮췄다. 153 볼펜이란 이름 역시 15원에 회사의 세번째 제품이란 뜻이 합쳐진 것이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유성잉크가 새어 나와 와이셔츠 값을 물어줘야 하는 일이 많았고, 펜촉에 잉크를 묻혀 쓰는 만년필 타입의 필기구 사용이 익숙한 탓에 153펜을 처음 접한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송 회장은 수차례 연구를 거듭하며 153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시작했다. 또한 볼펜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의 필기구 문화를 바꾸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관공서·은행·기업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잉크병 없애기’ 운동을 벌이기 까지 했다.

이 같은 노력은 점차 소비자들의 필기구 문화를 바꿔나갔고 모나미 153펜의 수요가 급상승하며 대한민국 필기구의 혁명을 가져왔다.

모나미는 153 볼펜의 50돌을 맞아 오는 6월 프리미엄 153 볼펜을 만든다. 송 회장의 아들 송하경 대표는 “국내 필기구 시장을 대표해온 153 볼펜 처럼 대한민국 각 분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인물을 선정해 6월 중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장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도 별도로 제작·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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