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토론]밀양 송전탑 건설 논란, 피해 빨리 해결돼야 vs 공사 중단, 주민과 대화 나서야

입력 2013-05-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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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1.7%밖에, 1.7%라도… 반윤호 한전 언론홍보팀 차장

우리나라가 지형적으로 삼면의 바다와 북한에 의해 섬 아닌 섬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이는 전기의 공급과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전기를 수입할 곳이 없다, 자급자족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대용량 전기저장장치, 초전도 케이블 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장기간 연구해 왔지만 아직까지 실용화는 요원하다.

해방 이후 발전설비가 턱없이 부족했을 당시 쓰였던 ‘제한송전’이라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전기사용을 제한한다’는 말에 대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은 생각과는 다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력수요가 정해진 공급량을 넘지는 않을까 일 년 내내 수급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으면 고객들의 전기사용을 조절하고 있다.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말이다. 발전소를 짓고 전력선을 새로 설치하는 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전기전자제품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사람이 살다 보면 상황에 따라 조금 모자라거나 부족해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칠 수 있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전기는 전혀 이야기가 다르다. 단 0.001%의 전력이 모자라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일년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지금의 우리에게 1.7%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간절히 바라는 수치인 것이다.

반대위의 송전선로 건설 반대는 오래 이어져 왔고, 이미 모두에게 많은 피해가 발생됐다. 부디 밀양 주민분들의 몸과 마음의 상처가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지금 우리의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반대,‘을’이 된 밀양의 어르신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간사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으로 인해 밀양 지역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전과 경찰의 폭력에 쓰러지는 사태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애초 지역 주민의 동의 없이 시작된 765kV 초고압 송전탑 공사는 한국전력공사의 무대책과 정부의 무책임 속에 지난해 이치우 할아버지의 분신 사망 사태 등 조용한 시골마을을 극한으로 내몰아 왔다.

정부와 한전은 이번 공사강행 이유로 ‘전력위기’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신고리 3호기가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하다. 또한 기존 345kV 선로의 용량 증대로 신고리 3호기뿐 아니라 신고리 4호기의 전력공급이 가능하다고 이미 지적된 바 있다.

더구나 한전이 건설하려는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는 수도권과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남지역의 전력공급이다. 하지만 정작 경남은 지금도 전력생산이 소비보다 2배나 많은 지역이다. 전력이 남아도는 경남을 위해 대용량 원전과 송전탑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급하게 공사를 강행하는가. 그것은 바로 산업부 차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원전을 수출한 UAE에 신고리 3호기의 100% 출력을 보여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완공되지도 않은 새 모델을 수출하려고 무리수를 쓴 탓에 발생한 한전의 문제다.

지금 밀양의 어르신들은 제대로 된 설명도, 동의도 없이 ‘을’이 되었다. 정부와 한전은 ‘갑’이 되어 자신의 명령을 일방적으로 따르라고 한다. 이런 불공정한 계약이 어디 있는가.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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