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머니무브]1년만기 정기예금금리 1%대로 뚝… 보수적 은행고객도 움직인다

입력 2013-05-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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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소득세 과세기준 강화도 겹쳐… 정기예금 석달새 5조5000억 이탈

▲정기예금의 금리가 낮아 고민을 하던 고객이 원금을 보장하면서 더 나은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우리은행 PB센터에서 상담받고 있다.

은행 예금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떨어지는 등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그러자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수적 은행 고객들이 수익성이 더 높은 곳을 찾아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석 달간 은행 정기예금에서 5조5000억원 가량이 빠져나갔다. 그렇다면 이 자금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계정은 1127조6203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1조5423억원 감소했다. 이 중 정기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552조2746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733억원 줄었다. 지난 2월과 3월에도 정기예금이 각각 2조4638억원, 2조4790억원 감소하며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자산가들의 재테크 출발점인 정기예금이 지위를 잃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지난달 말 자산운용사의 채권형 펀드 수신 잔액은 54조9051억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무려 4조9755억원 늘었다. 민좌홍 한국은행 금융시장팀장은 “저금리 기조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은행쪽으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되고 금리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신협, 농협 등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 팀장은 이어 “빠져나간 은행 예금은 주식시장이 약세임에 따라 최근 수익률이 좋은 채권형 펀드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추정했다.

개별 시중은행을 봐도 저금리 기조에 따라 단순히 은행에 자금을 예치하는 것에서 탈피해 수익률이 좀더 높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원화예수금은 지난 2월 188조6936억원, 3월 188조4435억원, 4월 186조1273억원으로 계속 줄고 있다. 국민은행의 정기예금도 지난 1월 113조7021억원, 2월 112조318억원, 3월 111조1908억원, 4월 108조6701억원으로 하락 추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과 저금리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고객들은 더 높은 금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위험을 감내하고서라도 수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채권, 특정 금전신탁,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말 원화예수금이 165조3854억원으로 올 들어 계속 줄고 있다. 마찬가지로 정기예금도 지난 1월 94조5830억원, 2월 92조5177억원, 3월 91조8193억원, 4월 91조8097억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상언 신한은행 투자상품부 팀장은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자금 운용에 있어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데 올해 종합소득세 과세 기준이 강화되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위험이 낮은 것을 필수조건으로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철 하나은행 법조타운골드센터장도 “예금금리가 1%대까지 다다르자 정기예금을 이용했던 고객들의 금리에 대한 인내가 한계에 이른 것 같다”며 “저금리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저위험 중수익 상품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영업현장에서는 정기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면서 추가 금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확정금리형 상품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은 원금을 보장하면서 주가지수 변동에 따라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정기예금의 대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투자형 상품으로는 고수익보다는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채권형 펀드가 인기다. 이 중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과 인컴펀드는 최근 5~7%의 수익률을 꾸준히 내고 있어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ELS는 ‘개별 종목’이 아니라 ‘주가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해 변동성이 낮아 고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은행들이 이같이 대출을 늘리기보다 다양한 투자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나름의 속사정도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낮으면 대출이자도 함께 줄어 은행의 수익성이 감소한다”며 “경기침체로 대출수요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예금 유치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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