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대공습]수출주도형 한국경제 '빨간불'… 정부 대책은

입력 2013-05-1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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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엔화 약세) 공세로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달 말 정부는 엔저 대응을 위한 업종별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긴급자금 지원이나 금융보험 강화 등 ‘언발의 오줌누기’식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엔저 대책관련 질문에 “환율 직접 개입은 득보다 실이 크다”며 “상황에 따라 급격한 자본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거시건전성 규제 ‘3종세트’를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고 밝혔다. 거시건전성 규제 3종 세트는 선물환 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을 말한다.

정부의 직접적 환율시장 개입은 해외투자자 불안감 조성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들어올 수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 견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한국형 토빈세(외환거래세)’ 도입도 단기투기세력 자금을 구분하기 어려운데다 자칫 국내 금융시장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획재정부는 제도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문제는 엔저 속도가 빨라 엔·달러 환율이 4년여 만에 처음으로 1달러당 100엔을 돌파해 우리나 기업들의 대 일본 수출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가격변동에 민감한 농수산물 대일수출에 직격탄이 맞았다. 엔저로 4월 농식품 일본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감소한 것이다. 일본에 가장 많이 수출되는 파프리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고 다음으로 수출이 많이 되는 김치(18.9%↓), 라면(24.6%↓), 장미(36.5%↓), 막걸리(64.6%↓) 등이 엔저 피해를 보고 있다. 이중 막걸리는 엔저 피해보다는 최근 일본 내에서 부는 혐한 정서의 영향이 크다.

농식품이 엔저 직격탄을 맞는 가운데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수출업종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동차의 4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줄었는데 그중에서 일본으로의 수출은 무려 53.3%나 감소했다. 더욱이 자동차는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업종이어서 CIS(-21.8%), 중남미(-24.2%)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엔저 효과를 톡톡히 본 일본차업체들의 공세 때문이다.

철강도 엔저의 직격탄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4월 철강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가 줄었는데 원인으론 역시 대일 수출감소가 꼽히고 있다. 대일 철강수출은 18.2%나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수출이 증가한 일반기계(2.4%)도 대일 수출실적은 좋지 않다. 4월 대일 일반기계 수출은 3.1% 줄었다. 이 같이 자동차, 철강 등 수출주력업종의 엔저 피해가 업종특성상 중장기적으로 크게 피해를 보는 점에서 4월 수출에서 벌써 피해가 나타나는 것은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엔저 공습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가 근본적인 중장기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한 우리 경제는 일본처럼 10년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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