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나는 소수의견(동결)이 아니었다"

입력 2013-05-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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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한은 기자실에서 설명회를 갖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인하한 배경에 대해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총재의 일문일답.

△그동안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해왔는데.

-지난번 금통위에서 의견이 동결, 인하 양쪽으로 갈렸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그 때도 마지막엔 통화정책이 유연하게 갈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지난달과 이번 달에 어떤 변화가 있느냐면, 추경이라는 새로운 정부정책이 나왔다. 정부가 국회가 힘을 합해 경기회복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같이 동참하고 협력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유럽중앙은행이나 호주중앙은행의 금리인하도 고려됐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심리 개선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봤다.

△정부와 한은의 정책공조 기조 유지와 연내 추가 인하 여부는.

-정책공조는 항상 유효하다. 2인3각은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수단을 갖고 목적 하에서 가는 거다. 국민경제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점에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번 금리인하가 선제적인가.

-작년 7, 10월에 금리를 두 번 연속 인하할 때 선제적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통화완화 기조라고 했지만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고려했다. 특정한 통화정책으로만 생각해 '선제적'이라고 하는 차원보다는 추경이 됐기 때문에 이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혹시 금리가 변화할 것에 사전적으로 대비하는 측면이 있다. 새로운 정책에 협력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차원도 작용했다. 통화정책은 시차를 두고 앞으로 6개월, 1년 후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면밀하게 효과를 검토 분석하겠다고 한 것이다.

△인하결정의 배경으로 전월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나.

-정부의 추경, 기타 정부정책, 전반적인 정책협력에 대한 타이밍 문제 등을 고려했다. 왜 지난달이 아니고 이번 달이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상황 자체가 한 방향에서만 의사결정 하기보다는 여러 형태의 의사결정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한 편에선 한은의 전망치가 제시하듯이 0.8~0.9% 정도의 성장을 할 것으로 생각했고, 다른 한 편으론 GDP갭이 마이너스 성장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금리를 동결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인하할 이유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건변화가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우리경제가 당면한 과제가 여러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환율 변수와 국내자금유입에 대한 불안감 등이 고려됐나.

-환율 변수, 국내자금유입 동향 등은 항상 고려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엔저 대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나.

-엔저대책을 위해 금리정책을 추진하거나 하진 않는다. 어느 나라든지 통화정책은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다만 다른 변수에 영향을 당연히 미치게 돼 있다. 엔저 문제는 지금까지는 폭이 크다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급하게 변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것. 엔저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매우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같이 고려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올해 성장률 전망(2.6%)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봐서 내린건가. 성장제고 효과는.

-올해 당장만 보면 정부의 추경이 6개월 간 고르게 계획대로 수행된다고 가정하고 금리인하가 더해지면 올해는 지금보단 0.2%포인트는 더 올라가지 않겠는가. 내년엔 3.8% 전망하는데 현 상황에서 보면 4%를 좀 넘는 수준이지 않겠는가 추정하고 있다.

△가계부채, 인플레이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없나.

-부채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원리금 상환 부담비율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관심일 것이다. 현 상황에선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가계부채 총량을 더 크게 만들 정도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단지 가계부담을 어떻게 줄이냐는 것인데, 소득분위별로 봤을 때 1분위의 경감비중이 훨씬 크다.

△주요국 중앙은행 금리인하가 큰 영향 미친 것 같은데.

-유럽, 인도 등지가 금리 내린 게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친 때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호주는 3.0%에서 2.75%로 인하, 유럽은 0.75%에서 0.5%로 내리는 등 수준 자체는 다르다. 유럽은 기축통화국에 가깝고 호주도 그 수준에 가장 근접한 나라다. 기축통화를 갖고 있지 않는 나라는 자본유출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까지 내려야 걱정을 덜 수 있느냐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이론보다는 실증적으로 옆 나라들의 움직임에 따라 같이 나가야 한다. 정책공조는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변화할 때는 같이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추경에 대해 보조를 맞추는 의미인가.

-현재 통화상태는 완화적이라고 보지만 더 완화적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다. 다시 말해 추경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준 것이다. 가장 관심사가 재정의 승수가 얼마나 되느냐는 것인데, 금융환경 마련으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최근 통계청과 한은과의 통계차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통계 자체가 다른 것이다. 한은은 엄격한 국제기준에 따라 통계를 생산하는 것이고 통계청에선 산업생산에 관한 통계를 만드는 것이다. 포괄범위가 다르다. GDP는 제조업, 광공업 외에 다 포괄하는 측면이 있다. 조사 방법 자체도 다르다. 광공업 생산은 물량기준이고 한은은 가격 기준으로 한다. 경제구조가 지금처럼 심하게 변화할 때, 또는 상품의 질이 크게 변화할 때 통계청과 지표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렇게 이해해 달라.

△금통위 결정이 총재 견해와 같았나.

- 한 명이 소수의견을 냈는데 저 혼자서 소수의견을 내지는 않는다. 의사록 공개 전까지 이야기하진 않지만 그것은 아니다.

△내년에 4% 이상 성장한다는 건데 잠재성장률 이상인지.

-내년에 4%대 성장하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것이긴 하지만 중요한건 GDP갭이 마이너스라는 것이다. 생산할 수 있는 양에 못 미치게 생산한다는 것인데 한 해 넘어선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마이너스 GDP갭이 호전되면서 플러스 반전 내지는 당초 전망 수준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 기간 GDP갭이 마이너스가 유지될 것이라는 문구를 똑같이 제시했는데 중요한 것은 GDP갭이 줄어드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다. 갭을 줄이려면 잠재성장률만큼 성장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주요국 중앙은행 인하와 궤를 같이한다면 추가로 인하를 고려한다는 거냐.

-앞으로 어떻게 갈지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지금은 5%대에서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수준이 아니라 2.75%에서 내린 것이다. 기축통화를 가진 선진국은 '제로하한'이라고 해서 0%대까지 가는 건데 뉴질랜드 같은 다른 나라들인 2%대에서 왔다 갔다 한다. 대내외 여건을 다 고려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하한 수준은 어디인가를 심각하게 연구해야 한다.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하하는 것과 우리의 인하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

△한은이 보는 경기인식은 어떤가. 입장이 지난달과 비교해 바뀐 건가.

-경기전망 자체는 지난번과 다르지 않다. 3개월 마다 한 번씩 경기를 다시 점검하는데 현재로선 경제를 보는 우리의 관점에는 차이점이 없다. 지난달에 컵에 물이 있는데 누군가는 반이나 찼다, 누군가는 반밖에 안 찼다고 비유했는데 그 얘기다.

△물가 수준에 대해 4월엔 상승을 우려했다. 물가전망이 달라진 건가.

-예상한 것보다 지금 물가가 낮게 나오는 게 사실이다. 가장 큰 것이 유가 포함한 상품가격이 생각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도 요인이 되겠지만 구조변화도 있을 거다. 두 번째는 과거에는 농산물 가격이 올랐는데 지난번엔 기후 때문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예측에 있어서 현실과 괴리가 있었던 것이다. '공급측면'은 예측하기 어려운 지점이라는 점에서 언급한 것이다.

△금리인하 효과는 얼마나 있을 거라고 보나.

-지난달에 통화정책보다 신용정책의 활용을 강조했다. 추경한다고 하면 터전을 만들어주는 게 맞다. 지난달에 할 것이냐, 이번달에 할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다.

△상저하고 전망 유지하고 있나. '상고하저' 우려도 있다.

-2분기 미국의 시퀘스터 영향은 있을 것 같지만 수출로 성장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세계경제 전망이 대부분 '상저하고'인데 우리도 그렇게 갈 걸로 본다. 이전엔 유로존 문제 등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망이 우리만 틀린 게 아니다. 현재로선 '상저하고'가 우리뿐 아니라 IMF 등 세계적으로 다 그렇게 본다.

△시장의 전망이 계속 엇갈리는데 소통문제 어떻게 보나.

-시장과의 엇박자, 신뢰성 비판에 대해선 지난달엔 한 쪽 방향으로 시장이 쏠려 있었는데 이번달에는 반반씩이 아닌가 싶다.

△지난달에 "쉬운 것보단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했는데, 이번 결정은 얼마나 옳은 결정인가.

- 지난달에도 지금도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매우 불확실한 대내외 상황이다. 국제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변화하는 게 유로존 문제다. 항상 하반기에, 내년엔 더 좋아진다는 게 유럽중앙은행의 전망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이런 문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변수를 가지고 대처방안을 시나리오별로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 바로 옆 나라는 매우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펴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 많이 미치고 있다.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이 변화면 거기에 따라 대처해 나가야 한다. 특정 한 둘의 정책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영역에서 정책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진국도 0% 이자율로 나라를 운영해 본 경험이 없다.

아직은 어떤 효과가 나올지 불확실하다. 소통의 문제를 많이 지적했지만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만 어떤 경우는 세계경제의 변화를 우리가 적절히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 없었던 경험을 하는데 과거를 토대로 자꾸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지혜를 모아 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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