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판사·맹학교 학생 특별한 만남

입력 2013-04-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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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맹학교 학생 법원 견학

우리나라 첫 시각장애인 판사 최영(33·사법연수원 41기) 판사가 힌빛맹학교 학생 19명을 만났다. 서울북부지법이 장애인의 날(20일)과 법의 날(25일)을 맞아 한빛맹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법원 견학을 시켜준 것이다.

학생들은 최영 판사 소속 재판부의 재판을 방청하고 최 판사, 시각장애 1급 김재왕 변호사(35·로스쿨 1기), 그리고 서태환 수석부장판사 등과 간담회도 가졌다.

특히 학생들은 최영 판사의 재판을 방청하는 내내 진지하게 재판에 집중했다.

시각장애 3급 정용범(17)군은 “사람들이 서로 언성을 높이고 말을 끊기도 하는 재판 현장이 정말 흥미진진했다”고 말했다.

정 군은 “예전에 최 판사님을 면담한 적이 있는데 편하고 부드러웠던 당시 모습과 달리 오늘은 판사의 위풍당당함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진 간담회 자리에서 시각장애 1급 공윤선(16)양은 “재판 과정에서 나오는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하려고 점자정보단말기까지 챙겨 왔다”며 “판사가 되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는지, 장애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최 판사는 “시각장애 법관으로 근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속도와 능력에 맞게 차근차근 나가자’고 생각한다”며 “최종적으로는 다른 법관들과 같은 수준의 업무 수행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30여 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학생들은 장애인으로서 겪는 차별을 비롯해 시각장애인이 일반 출판물을 파일로 내려받는 행동이 저작권에 어긋나는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저촉되는 행동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김 변호사는 “학생들이 뜻밖에 저작권법이나 제도에 대해 궁금증이 많아 놀랐다”면서 “공부하면서 출판물 파일 등을 내려받아야 하다 보니 이런 궁금증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시각장애 법관 지원실과 최 판사 집무실을 찾아 어떤 방식으로 업무를 하는지 설명을 듣기도 했다.

1년여 최 판사의 업무를 도운 최선희 주임은 지원실에서 종이 문서를 이미지로 스캔한 뒤 텍스트로 변환하고 이를 다시 음성으로 전환해 청음하는 과정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일부 학생들은 지원실과 최 판사 집무실 출입구, 책상 모서리 등 곳곳에 충격방지용 패드가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민사법정 체험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시각장애 1급 이건열(15)군은 “판사가 되고 싶지만 눈이 안 보여 할 수 있을지 고민했는데 오늘 와서 보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부를 좀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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