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열 변호사의 e금융이야기]할부·리스사의 지배구조 개선

입력 2013-04-24 10:5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KAIST 겸직 교수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KAIST 겸직 교수
최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할부·리스사들의 실적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과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에 진출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 아시아 시장 등 해외로 진출하는 할부·리스사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과거 종금사의 해외진출에 따른 부실 등의 아픈 기억이 상기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우려는 기우로 보이나 좀더 보수적 관점에서 할부·리스사의 지배구조 등에 접근할 필요는 있다.

먼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하면 자산이 2조원 이상인 할부·리스사는 사외이사제도가 의무화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이에 해당하는 할부·리스사 중 절반 정도만이 사외이사제도를 갖고 있다. 반면 일반 금융기관이나 여신전문금융기관의 신용카드사는 위 자산규모 이상이면 사외이사제도가 의무화돼 있다. 그러므로 할부·리스사가 지배주주의 사금고화될 가능성 등을 차단하려면 이 부분은 재고돼야 한다.

물론 사외이사제도가 강제된다고 하더라도 사외이사제도가 갖는 한계성 때문에 회의적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 그간 사외이사제도가 큰 실효성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사외이사가 좀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제도 보완에 힘쓴다면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을 수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집행임원 운영이사회와 이사회가 별도로 존재하므로 이 두 기관이 상호 견제가 되도록 좀더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가능하다면 독일의 이원화된 이사회제도, 즉 감독이사회와 경영이사회와 같이 양쪽의 인적 구성과 기능을 엄격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배주주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사가 선임돼야 하고 감독이사회는 경영이사회를 철저하게 관리감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사외이사 후보를 우리사주조합이나 소수주주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지분을 인정해야 한다. 나아가 이사회의 의장은 집행임원의 책임자인 최고경영자보다는 독립이사인 사외이사가 담당하는 것도 지배주주의 전횡을 억제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해외진출에 따르는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절차법적 차원에서 좀더 엄격한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갖추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합리적 지배구조의 확립과 아울러 효율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 회사법의 내부적 제도정비도 필요하겠지만, 해당 업무 등에 능통한 기관투자가들의 적절한 통제도 중요하다.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경영진과 해당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뿐만이 아니라 의결권 행사 전문 자문회사 육성 등 범사회적 차원의 지원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다고 본다.

또 감독 당국의 적절한 관리감독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일반 예방과 계도적 차원에서 현재의 과징금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즉 과징금액을 과감하게 현실화하는 방안이다. 왜냐하면 금융기관들은 경제적 이해관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임직원 개인에 대한 형사적 처벌이 아무리 과중하다고 하더라도, 구조적이고 시스템적인 위법행위에 대해 단지 개인에게만 가혹한 형사처벌을 하는 것만으로는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고 본다. 오히려 과징금의 현실화가 갖는 일반 예방적 기능은 상당히 높을 것이다. 차제에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악의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그리고 경제적 강자이고, 전문성이 높고, 조직적 금융기관에 비해 비조직적이고, 열악한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융기관의 체질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강제조사나 감독권한 등 실효성 있는 권한을 갖는 금융소비자원의 역할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를 통해 실제 구체적인 개별 사안에서 금융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에 따른 합리적인 피드백을 이루는 선순환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계류 중인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안의 논의과정에서 좀더 실효성 있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해 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800,000
    • -1.69%
    • 이더리움
    • 5,318,000
    • -1.23%
    • 비트코인 캐시
    • 651,500
    • -3.77%
    • 리플
    • 731
    • -1.35%
    • 솔라나
    • 234,300
    • -0.47%
    • 에이다
    • 634
    • -1.71%
    • 이오스
    • 1,129
    • -3.09%
    • 트론
    • 155
    • -0.64%
    • 스텔라루멘
    • 15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7,750
    • -0.34%
    • 체인링크
    • 25,690
    • -0.54%
    • 샌드박스
    • 624
    • -2.0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