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묘안 짜내는 재계

입력 2013-04-2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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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목소리 낮춰가며 손떼기·그룹간 공조 등… 투자계획 발표 신중모드

정부의 경제정책이 주요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이에 대응한 재계의 ‘묘수풀이’에 관심이 주목된다. 주요 기업들은 정부정책에 대해 목소리 낮추기,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매각, 물량 교환 등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나 기조 등과 관련해 각 기업별로 목소리를 아끼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정부가 기업의 ‘초과이익 공유제’가 제기됐을 때와는 대조적 양상이다. 당시 기업들은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여지없이 드러냈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경제학을 계속 공부해왔지만 ‘초과이익 공유제’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초과이익 공유제가 등장할 때는 MB정부 임기가 1년여밖에 남아있지 않던 때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제 막 출발 신호탄을 올린 만큼 재계가 최대한 움츠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매년 1월 통상적으로 발표해왔던 연 투자계획도 올해는 LG, SK 등 일부 그룹을 제외하고는 3월 말까지 밝히지 않았으며, 30개 그룹의 투자 발표가 이뤄진 이달 초 윤종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 때도 각 그룹별 투자계획은 철처하게 입을 열지 않았다.

이 같은 재계의 움직임은 대규모 투자 규모를 밝혔다가 연말에 투자 집행이 이에 못 미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경제민주화 제재에 대비한 재계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해소는 조용히 진행 중이다.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손 떼기’가 일어나고 있으며, 광고제작을 경쟁사에 밀어주는 그룹간 공조 전략도 활발하다.

SK는 최근 기업 광고를 공개입찰을 통해 삼성계열의 제일기획에게 맡겼다. 또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의 모바일D램을 도입하는 등 화답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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