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저버린 만도, 시장이 보복했다

입력 2013-04-16 08:53 수정 2013-04-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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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건설 3300억 지원결정에 상장 후 첫 하한가

한라그룹 주력 계열사인 만도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전격 참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이번 증자가 논란이 되는 것은‘시장의 신뢰’를 깼다는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볼수 있다. 지난 12일 만도가 마이스터에 출자를 결정한 공시에는 출자 목적이 ‘물류 인프라 강화 및 신사업 전개’로 공시됐다. 누가 봐도 한라건설에 대한 유동성 지원인데 얼토당토 않는 이유를 대는 것 자체가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만도는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15일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14.97%)까지 내린 8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0년 5월 증시에 상장한 이후 첫 하한가를 보였다.

특히 이번 주가 급락은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 우려 때문이다. 한라그룹 계열사 중 자금과 영업 구조가 가장 양호한 만도가 100% 계열사 마이스터에 3786억원을 증자하고 마이스터는 이 돈으로 한라건설에 3385억원을 수혈해주는 구조다. 결국 만도가 한라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는 셈이다.

만도는 한라건설의 자회사로 상호출자제한에 따라 한라건설에 직접 출자할 수 없는 처지여서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 지원의 총대를 멘 것으로 풀이된다.

만도는 외환위기 당시 한라그룹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떨어져 나간 회사다. 그러다 지난 2008년 다시 한라그룹 품으로 돌아왔다. 한라건설 외에 그럴싸한 계열사가 없던 한라그룹이 건설 호황 덕분에 계열을 다시 찾아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한라그룹이 만도를 재차 매물로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극동건설을 지키려다 결국 그룹이 공중분해된 웅진그룹 사례가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로 한라건설의 경영사정이 악화하고 있어서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출자로 만도는 한라건설과 운명을 같이 할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한라건설이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경우 마이스터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만도 역시 악영향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로 마이스터의 한라건설 실질 지분률이 68%로 높아졌다”며 “한라건설의 부실은 만도의 펀더멘털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라건설이 유상증자 외에도 골프장과 지연 사업장 매각 등 각종 자구책으로 총 56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건설경기가 어려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만도가 한라건설 지원에 나서면서 현대자동차그룹으로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날 현대하이스코가 7%대 폭락했으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도 1~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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