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을 부숴라] ‘여자’는 약하지만 ‘리더’는 강하다

입력 2013-04-01 11:3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OECD 국가중 여성 고위직 진출 ‘꼴찌’…기업 임원 여성비율 1.5%에 불과

“배려가 이닌 기회를 잡아라”

지난달 8일 ‘세계 여성의 날’,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각 국의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를 발표했다.

각 나라별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방해요소를 수치화한 자료로, 남성과 여성의 고등교육 이수율,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남녀 임금 격차, 관리자 중 여성 비율, 임금 대비 육아비용 등 5개 항목을 바탕으로 조사·분석했다.

대상은 미국과 캐나다, 일본, 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26개 국가였다. 한국은 이 가운데 26위를 기록해 조사대상 국가 중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OECD 국가 중 여성의 고위직 진출 꼴지= 유리천장 지수가 100에 가까울수록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남성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1위는 총 100점 만점 가운데 89점으로 평가된 뉴질랜드가 차지했다. 이어 노르웨이(86)와 스웨덴(85)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북유럽권 국가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대상에 올랐지만 양국은 50점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구나 한국의 평가지수는 일본의 34점에도 한참 못 미치는 13점에 불과했다.

유리천장은 1970년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당시 미국사회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 성차별을 비판하면서 나온 단어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 막는 집단 내부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한 마디로 올라갈 수 있는 정점은 눈 앞에 보이지만 머리 위에는 이를 가로막는 유리벽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한 조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는 미국·영국·독일 등의 선진국에 비해 유리천장의 정도가 매우 심하다.

최근 한국 노동연구원(KLI) 조사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체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은 1.5% 수준이다. 여성으로서 기업의 임원 반열에 오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체 직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8%가 여성인 금융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금융권 여성 임원의 비율 불과 4.4%에 머물고 있다.

기업 만의 문제는 아니다. 스스로 창업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 경영인의 수는 더욱 적다. 그만큼 우리사회의 여성 영역은 고정돼 있다.

◇여성에게 필요한 건 배려가 아닌 기회= 이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최근 여성의 역할은 두드러지고 있다.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당선되고 공직사회와 각 기업별로 여성 임원의 등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계의 시각은 다르다. 여성 정치인을 비롯해 특정 분야에서 극소수 여성의 진출이 눈에 띄면서 일어난 ‘착시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비율적인 한계는 여전하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에는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제도적 모순도 한 몫을 한다.

한국 대졸여성의 경우 결혼·출산 후 사회와 단절되거나 경력을 이어가지 못하는게 심각한 문제다. 이른바 성공한 고위직 여성 대부분은 가사보다 업무에 치중했거나 독신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가사와 업무가 양립하는 사회에서 한쪽을 포기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여성으로서 고위직에 오를 수 있는 제약이 그만큼 많고 출산과 육아, 가사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는 이같은 유리천장을 뚫고 성공한 여성은 엄연히 존재하며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스스로 존재의 당위성을 앞세워 확고한 영역을 다지고 있다.

이러한 성공 여성들은 누군가의 배려에 힘입어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의 성공 노하우 역시 ‘여성’이라는 패배주의를 넘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온 이들이다. 끊임없는 자각과 주어진 책무에 대한 부단한 노력 등이 오늘날 이들의 명함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현실적인 한계를 딛고 유리천장을 뚫은 그녀들은 세간의 통념을 바꾸며 여성이 사회의 정점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미래’로 가져다주는 선구자다. 이에 본지는 점차 무너지고 있는 우리 사회 유리천장의 현실을 살펴본다. 나아가 여전히 남아있고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와 대안도 조명해 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엔비디아, ‘실적 축포’로 AI 열풍 다시 입증…주가 사상 첫 1000달러 돌파
  • 뉴진스만의 Y2K 감성, '우라하라' 스타일로 이어나갈까 [솔드아웃]
  • 인스타로 티 내고 싶은 연애…현아·미주 그리고 송다은·김새론 [해시태그]
  • “뚱뚱하면 빨리 죽어”…각종 질병 원인 되는 ‘비만’
  • [인터뷰] '설계자' 강동원 "극장에서 보면 훨씬 더 좋은 영화"
  • 서울역 칼부림 예고글 올라온 디시인사이드, 경찰 압수수색
  • 내년도 의대 증원계획 확정…의사·정부 대화 실마리 ‘깜깜’
  • 미국 증권위,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2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260,000
    • -2.14%
    • 이더리움
    • 5,181,000
    • -2.65%
    • 비트코인 캐시
    • 688,000
    • -1.57%
    • 리플
    • 741
    • +1.79%
    • 솔라나
    • 231,600
    • -3.98%
    • 에이다
    • 647
    • -2.56%
    • 이오스
    • 1,158
    • -0.86%
    • 트론
    • 161
    • -1.23%
    • 스텔라루멘
    • 153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8,250
    • -3.39%
    • 체인링크
    • 24,570
    • +7.15%
    • 샌드박스
    • 616
    • -2.3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