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고민

입력 2013-02-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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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상속재판 항소에 이맹희 전 회장과 '거리두기'

선대 회장 유산을 둘러싼 삼성가(家) 상속재판이 2라운드에 들어서면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예상을 뒤엎고 항소 신청 마감일인 15일 오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면서다. 소송에 드는 300억원 대의 돈 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향한 감정의 골이 그만큼 깊었던 것으로 풀이되면서 삼성과의 관계 악화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 회장은 일단 이번 소송이 그룹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CJ측은 이 전 회장 법률대리인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자 마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하며 이 전 회장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다. 아들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이 전 회장을 직접 만나 항소를 포기하라고 설득에 나섰다는 얘기를 언론에 흘릴 정도로 소송의 파장에 대해 염려하는 분위기다..

CJ는 지난 15일 “1심을 통해 소송 명분을 확보했고 화해를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이재현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간곡히 만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이 진행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개인 소송인 만큼 CJ와 분리해 생각해 달라”고도 덧붙였다.

이맹희 전 회장의 상속 소송을 사실상 측면 지원해온 CJ가 이번 소송에 유감을 표시하고 그룹과 분리해 생각해 달라는 당부를 언급하면서까지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이상 삼성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CJ로서도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상속 소송이 제기된 직후 삼성은 CJ GLS가 담당해온 삼성전자의 동남아 물류 재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 지난 9월 베트남을 시작으로 줄줄이 기존 물류사업에서 배제되면서 CJ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 항소로 ‘삼성이 CJ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란 소문까지 나돌면서 향후 사업에도 막대한 지장을 염려하는 눈치다. 올해 동남아 물류 매출을 상향조정해 잡긴 했지만 소송에 따른 후폭풍이 그룹 핵심사업에까지 미치는 건 CJ로서도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범삼성가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95년 이재현 회장에 대한 삼성의 CCTV 감시, 2011년 대한통운 인수시 삼성 참여, 지난해 2월 소송직후 삼성직원의 이재현 회장 미행, 고(故) 이병철 회장 선영 출입문 사용 문제 등 이건희 회장과 이재현 회장이 남보다 못한 숙질 관계로 전락하면서 국내 최대 재벌 삼성가에 대한 여론은 더이상 나빠질래야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소송이 재벌가의 치졸한 재산 싸움으로 비쳐지면서 존경받아야 할 대기업 총수의 이미지를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면서 “이번 소송과 CJ그룹의 거리두기도 이런 이 회장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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