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만 가구 "전셋값 빼 병원비로 썼다"

입력 2013-02-0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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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10% 이상 의료비 지출 질환 '고혈압·당뇨' 가장 많아

우리나라 가구 중 41만가구는 의료비 충당을 위해 전세비를 축소하거나 재산을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은 소득의 10% 이상을 의료비에 지출하는 ‘재난적 의료비’ 유발이 가장 높은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윤희숙 연구위원은 지난달 31일 ‘고령화를 준비하는 건강보험 정책의 방향’ 보고서를 통해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치료비 부담이 계층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0~11) 데이터 분석한 결과 고혈압 유병자는 약 838만명, 당뇨는 298만명으로 추산된다. 고혈압이나 당뇨를 가진 30세 이상의 인구가 34%에 이르는 셈이다.

윤 연구위원은 유병률이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된다면 고혈압·당뇨 유병자는 2030년 1679만명으로 급증하며 30세 이상 유병률은 42.8%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고혈압·당뇨 유병자 규모는 현재 1070만명에서 2040년에는 1840만명까지 증가하게 된다.

국가가 만성질환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 의료비 부담으로 상당수 가구가 빈곤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생활비나 저축, 민간보험 등으로 해결하지 못 하고 전세비를 축소하거나 재산을 처분해 의료비를 마련한 가구는 41만에 달한다. 사채까지 이용한 가구는 13만이나 된다. 소득의 10% 이상을 의료비 지출을 의미하는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한 저소득층 가구(1~3분위)는 30.6%로 전체 평균(16.3%)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비가 소득의 30%를 초과하는 비율도 각각 9.8%, 4.0%로 나타났다.

특히 재난적 의료비 부담 비율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 4대 중증질환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윤 연구위원은 “의료비가 가구 경제력을 장기적으로 훼손시키는 것은 저소득층에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 중산층의 계층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재난적 의료비의 주 원인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고혈압 당뇨가 건강보험정책에 반영되는 정도는 매우 낮다”며 “의료서비스 가격구조를 변동시켜 이용자와 공급자의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보험정책 역시 의료정책적 목표와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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