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의 여의도1번지] 박근혜 당선인의 ‘입’은 누구인가

입력 2013-01-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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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4일 인수위원회 간사를 발표하면서 인수위를 본격 가동할 채비를 갖췄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박 당선인은 대통합에 비해 소통에 는 신경을 덜 쓰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철저하게 베일에 쌓인 인선에서 선정기준이나 선정과정, 발표날짜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2500년 전 공자는 법치보다 덕치를 강조했다. 공자가 논어에서 정치를 논한 ‘위정’(爲政)을 읽으면 그의 생각을 가늠할 수 있다. 위정편에는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 이순(耳順)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즉 40세에 미혹되지 않았고 50세에 하늘의 명을 깨달으며 60세에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된다는 의미다.

위정편에서 생뚱맞게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知之爲知之)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不知爲不知) 곧 아는 것(是知也)’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정치를 논하면서 왜 이런 표현이 나왔을까. 최근 박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를 보면 ‘아는 것’이 중요함을 새삼 느낀다.

박 대통령 당선자는 올해부터 대한민국을 5년간 이끌어가야 한다. 정국 운영의 밑그림을 그릴 인수위원회 인선은 그래서 중요하다. 인수위는 주춧돌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지난 1월 4일 박 당선인의 당선 후 16일이 지나서야 구성됐다.

박 당선인은 그동안 철통보안 속에서 인선을 진행했다. 언론에서 예측했던 후보들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초기에 훈수를 두면서 얘기해주던 인사들이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언론에 거론되던 인사들은 휴대전화를 끄고 하나 둘씩 잠적했다.

박 당선인은 당선 후 5일 뒤인 지난해 12월24일 유일호 비서실장을 비롯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박선규·조윤선 대통령직 대변인을 임명했다. 당선 후 8일이 지난 27일에는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진영 부위원장을 비롯해 인수위원 일부 인사를 단행했다. 그뿐이다. 취재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지만 마땅한 확인방법이 없었다. 그 뒤로 8일이 흐른 뒤 모든 인사가 마무리됐다.

인수위원 발표 취재과정에서 유일호 비서실장은 “최대한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위원의 정확한 발표 날짜는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진영 부위원장도 “인사는 나에게 묻지 말라”며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박선규 대변인은 “당선인 대변인이기 때문에 인수위 관련 업무는 윤 대변인에게 확인해야 한다”며 발을 빼기도 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도 않곤 했다.

정치권, 특히 박 당선인 주변에서 공자가 말한 것처럼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정말 아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모르는 것’ 같다. 박 당선인이 대통합을 강조하고 나선 마당에 모르쇠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박 당선인이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대통합을 실천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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