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지원, ‘애매한 입장’ 밝힌 안철수 (종합)

입력 2012-12-0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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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지지하면서도 지지층 뺏기지 않겠다는 ‘선전포고’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3일 해단식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공평동 캠프 해단식에서 문 후보 지지에 대해 “사퇴 기자회견 당시 문 후보를 성원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만 했다. 지원 방법과 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회견 내용을 문 후보 지지가 아닌 ‘새정치’에 방점을 찍으면서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며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고 국민여망과는 정 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여야를 싸잡아서 비판하기도 했다. 중도사퇴를 했음에도 굳이 이 시점에서 대선 과정을 언급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상기시킨 것이다.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며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정치쇄신’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자신의 지지 기반인 중도·무당파를 의식한 발언이자 향후 독자세력을 형성해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해단식이 흡사 출정식 같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안 전 후보는 “새정치의 길 위에서 저 안철수는 제 자신을 더욱 단련해 항상 함께 할 것”, “오늘의 헤어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대선이) 새 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 등의 발언을 내놨다.

중도·무당파 지지층이 이탈하는 데 대한 문 후보 측의 고심을 감안,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의 지지층 힘을 보태겠다는 의사를 밝힌 거다. 그러면서도 ‘새정치를 실현할 적임자’는 자신이라는 것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 ‘모호한 안철수식 화법’으로 표현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주당에 자신이 주문한 ‘정치쇄신’을 실행하라는 압박을 하면서 문 후보를 지원할 명분을 만들어 달라는 속뜻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지지에 대해선 원론적 언급에 그쳤는데 단일화 과정에서의 앙금이 풀리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공직선거법상 제약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안 전 후보의 지지발언 수위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실망감 섞인 반응이 나왔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까지 싸잡아 선거구도를 비판하자 내심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향후 연대를 고려해 애써 표정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에둘러서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기존의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지지층을 잘 달랬다”면서 “문 후보를 지지하고 이를 재확인한다는 수준의 발언은 안 전 후보로선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안 전 후보의 해단식 발언을 놓고 서로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는 데 바빴다. 안 전 후보의 사퇴로 15%안팎의 부동층이 생긴 가운데 이들이 선거전에서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보고 여론몰이에 나선 것. 또 안 전 후보의 ‘새정치’와 ‘정치쇄신’ 어젠다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민주당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전 후보가 마지못해 (문 후보를)지지해달라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안 전 후보의 말 속에서 빠르게 범야권 지지층,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까지도 문 후보 지지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해석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안 전 후보가 희망하는 국민대통합, 정치쇄신 등은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일관되게 추진해왔던 어젠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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