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문재인, '프레임 전쟁' 으로 표심겨냥 나섰다

입력 2012-11-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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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준비된 여성대통령' vs 文 '새 시대 여는 대통령'

▲(사진 왼쪽)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9일 공식 선거운동 사흘째를 맞아 첫 서울 유세로 여의도 증권거래소 직장 어린이집을 방문해 원생들과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여수 서교동 서시장을 방문, 야채가게 곽초자 여사가 배춧잎을 씌어주자 웃음으로 화답하고 있다. (왼쪽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오른쪽사진=연합뉴스 제공)
전략의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가르는 게 선거다.

새누리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단 문재인 후보 진영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선거 프레임과 유세 콘셉트, 주요 메시지와 홍보 전략을 수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도 관건이다.

특히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 대선 프레임 대결 = 박근혜 후보 측의 핵심 전략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참여정부의 실정을 오버랩하는 것이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 대(對) 실패한 정권의 폐족’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준비된 여성 대통령,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반면 문재인 후보 측은 최근 들어 대선 프레임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서민 대통령’을 앞세운 콘셉트와 ‘박정희=박근혜’로 몰아가려던 그동안의 전략이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캐치프레이즈는 ‘사람이 먼저인 나라, 새시대를 여는 대통령’으로 바꿨다. 선거 구도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여론이 강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명박=박근혜’ 이미지를 덧씌우는 방향으로 수정하고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 ‘원칙과 신뢰’ vs ‘쌍방향 소통’ 유세전 = 박 후보는 유세 일정을 최대한 빡빡하게 잡았다. 하루 10여 곳씩 유세를 다니면서 3주 동안 3∼4차례 지방에서 숙박을 하는 강행군이 예정돼 있다. 그동안의 ‘불통’ 이미지를 벗기 위해 “더 가까이, 더 깊이 민생 속으로 들어가라”는 당 안팎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유세 콘셉트는 ‘준비된 여성대통령 박근혜의 23일 간의 세상을 바꾸는 약속투어’로, 박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인 ‘원칙’과 ‘신뢰’를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문 후보의 유세단은 ‘소통’을 주테마로 했다. 기존의 일방통행 식 유세가 아닌 국민과 함께 소통하며 호흡하고 즐기는 방식의 쌍방향 유세로 콘서트와 대담, 시와 영상, 모노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와 시대적 트렌드를 가미한 복합형 유세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오전에는 후보의 정책공약과 연계된 테마형 유세를, 오후에는 주요지역별 거점 유세로 나눠서 진행되는 점도 특이하다.

◇ 홍보 전략 =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양 진영의 선거운동은 로고송에서부터 시작된다.

박 후보 측은 동방신기의 ‘노란풍선’, 트로트곡 ‘어머나’ ‘무조건’ 등 로고송 20여 곡을 준비했다. 당 상징색인 빨간색 소품을 활용하고 가수 싸이의 말춤을 함께 추는 등 ‘함께 즐기는’ 유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문 후보 측도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트로트형, 발라드형, 댄스형, 비보이형 등 15곡을 선정하고, 뮤직비디오도 함께 준비했다.

연예인 동원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박 후보의 연예인 유세단인 ‘누리스타’에는 탤런트 송재호, 송기윤, 가수 설운도, 탁구스타 유남규 등 120명이 이름을 올리고 지원에 나섰다.

문 후보 측에선 개그맨 임혁필, 김용, 탤런트 맹복학, 최명길, 명계남 등을 앞세워 선거운동 중반부터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한 차례 TV광고로 격돌했던 두 후보는 주말쯤 두 번째 TV 광고를 공개하며 다시 한 번 이미지 제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 가계부채 해결 vs 일자리 혁명 = 박 후보와 문 후보의 1번 공약은 각각 가계부채와 일자리 혁명이다.

박 후보는 표면적으로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성장 위주의 ‘박근혜노믹스’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실질적으로 서민들이 직접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가계부채 대책’을 앞세우기로 했다. 또 상당수 여론이 찬성하는 권력, 정치쇄신을 위해 추가적인 공약도 내놓기로 했다. 박 후보가 최근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것도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에 맞선 문 후보는 150만개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곧 민생이고 성장이자 복지라는 논리다. 그는 임기내 공공부문 40만개, 정보기술·융합기술·문화예술 등 창조산업 50만개, 여가산업 20만개, 2030년까지 탈원전·신재생에너지 분야 50만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70만개 확보 등 구체적인 숫자도 제시했다.

◇ 부동층 끌어오기 = 박 후보는 최근 선진통일당과의 합당 이후 이건개 전 후보, 이회창 전 선진당 대표 등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사실상 ‘보수대통합’을 이루는 데 성공했지만, 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대통합 어젠다를 더 강조하고 수도권과 2030세대를 집중 공략해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로 늘어난 부동층을 흡수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SNS 등을 통해 젊은층과 소통 가능한 창구를 꾸준히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학만 SNS대책위원장은 “SNS의 전파력이 언론을 앞서고 있다”며 “SNS를 통해 민심을 수용하며 쌍방향 소통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전 후보의 사퇴로 박 후보와 부동층으로 이탈한 유권자가 많은 PK(부산·울산·경남)를 집중 공략해 40% 이상을 득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엇보다 박 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로 올라선 텃밭 호남을 지키는 데도 주력키로 했다. 민주당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에서 얻은 93%의 득표율을 뛰어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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