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글로벌 DNA]"가족애 끈끈한 한국서 인생 2막"

입력 2012-11-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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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후미히로 제주항공 기장

▲무라카미 후미히로 제주항공 기장.
“한국 저비용항공사(LCC)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39년차 무라카미 후미히로 제주항공 기장이 한국을 찾은 이유다. 그는 1974년 일본항공사 JAL에 입사해 40여년 간 총 1만4500시간을 비행한 베테랑급 기장이다. 제주항공 제1호 외국인 기장이기도 하다.

일본 노선이 많은 제주항공은 일본 운항경험만 수십 년인 무라카미 기장의 경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에서 그를 적극 영입했다. 은퇴 후에도 계속 비행을 원했던 그 역시 정년이 만 65세까지 보장되는 제주항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7월 제주항공에 입사해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발전하고 있는 한국 LCC 시장에서 희망을 봤으며 특히 가족애가 끈끈한 제주항공이 보기 좋았다”고 입사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하루는 사무실 출근과 함께 시작된다. 당일 비행 관련 브리핑을 실시한 후 스케줄에 따라 비행에 오른다. 특히 일본 노선을 훤하게 꿰고 있는 그는 일본 상공을 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일본의 어느 지역을 통과하고 있는지 상세히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비행관련 궁금증이 많은 직원들에게 ‘걸어다니는 항공 사전’ 역할도 톡톡히 한다.

그는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영어를 잘하는 젊은 부기장들이 많아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편”이라며 “덕분에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대로 알려줄 수 있어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무라카미 기장도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던 문화차이가 있었다. 다름아닌 예절 방법이다. 거리도 가깝고 외모도 비슷한 두 나라에서도 큰 차이점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아무도 식사를 먼저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당황한 적이 있었어요. 제가 숟가락을 드니 그제야 그들도 식사를 시작하더라구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윗사람이 걸어가면 아랫사람이 뒤를 따르는 문화도 몰랐던 때였어요. 한 번은 다 같이 길을 걸어가는데 제가 길을 몰라 우왕좌왕 하다 보니 따라오는 직원들도 헤맸던 기억이 있었어요”라며 문화차이의 어려움을 호소했다.“자리 양보, 장자 우대 등의 문화는 생소하기만 해,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절실히 느꼈지요”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생소하고 새로운 환경이기에 오히려 배울 것이 많아 좋다는 그는 점점 더 젊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한다. 국적, 장소 등 온통 낯선 환경속에서도 ‘비행’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그는 평생 비행기와 연관된 삶을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형이 어렸을 때부터 비행기에 푹 빠져 관련 잡지를 많이 구독했고 그런 형을 보며 비행기에 대한 관심이 커져 조종사라는 직업까지 이어진 것이다. 형 역시 현재 항공사 정비직으로 일하고 있다. 첫째 딸 아수카도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한국 항공사 소속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지상근무를 하고 있다.

국적은 다르지만 비행만 할 수 있다면 그 어느 곳이든 상관없다는 그다. 한국에 온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는 사실상 보쌈과 삼겹살을 즐겨 먹는 반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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