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진희 문화부 기자 "막장 드라마와 막장사회의 연관성?"

입력 2012-09-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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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남편, 자식 살해…존속살해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대중매체의 뉴스면을 장식한다. 비슷한 사례를 드라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SBS ‘다섯 손가락’에선 불난 집에 남편을 가둬 살해하는가 하면 MBC ‘메이퀸’에선 자신의 탐욕을 위해 상대를 살해하고 그 아내를 취한다. 드라마와 현실이 분간되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현실이 잔혹해 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강력 범죄가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최근 나주 아동 성폭행 사건이 전국을 강타했다. 범인 고종석은 경찰 조사에서 아동 포르노를 즐겨보다가 어린 아이와의 관계를 원했다고 진술했다. 영상매체가 일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그만큼 미디어는 사람들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실의 폭력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와 요즘 안방에 넘쳐나고 있는 막장드라마와 무관한 것일까.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로 명명됐던 2005년 ‘하늘이시여’를 시작으로 이후에 쏟아진 ‘조강지처클럽’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두 아내’ ‘밥 줘’ ‘황금물고기’ ‘욕망의 불꽃’ 등 막장 드라마로 통칭되는 드라마들이 시청자의 정서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일부 시청자의 폭력성향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막장 드라마는 인물을 다면화시키며 이는 이야기의 개연성을 포기하고 무차별적인 자극만을 채택하게 만든다. 막장 드라마를 통해 무차별적인 자극에 자주 노출된 시청자들은 폭력성에 무감각해진다. 더 나아가 폭력의 일상화를 조장하기도 한다.

물론 반인륜적인 범죄와 사람들의 폭력성의 증가의 원인이 막장드라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막장스토리를 받아들일 수 이유는 사람들의 정신이 피폐해져서가 아니다. 막장징후는 사회가 막장일 때 설득력을 발휘한다. 막장현상이 한국을 지배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한국이 막장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분명한 것은 차이는 있지만 막장 드라마가 사람들의 정서를 황폐화시키고 폭력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청자 특히 청소년들이 막장 드라마를 볼까 무서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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