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도 '강남스타일']"절세·정보력·인내…강남 부자들의 투자 스타일"

입력 2012-09-11 10:22 수정 2012-09-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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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강남 PB 3인 인터뷰

▲증권업계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불황속 강남 자산가들은 현금자산과 비과세 상품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방인권기자
부자도 역시 강남스타일? 선망의 대상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한 강남. 하지만 누구도 강남이 부가 집중된 지역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난 7월에 나온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 중 48%가 서울시에 거주하고, 이 중 약 38%가 강남 3구에 모여 산다. 그렇다면 잘나가는 강남 부자들은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대형 증권사 강남 프라이빗뱅커(PB) 3인에게 강남 부자들의 특별한 자산관리 노하우를 들어봤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압구정 WMC 자산관리 팀장.
-강남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어떤 특화전략을 쓰고 있는가.

김종석 자산관리(WM)팀장(우리투자증권 압구정 WMC 지점·이하 김): 특화전략이 따로 있다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재테크 상품을 추천해 드리고 있다. 증권사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기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 수익으로 돌려 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이선훈 지점장(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 지점·이하 이):강남 지역에 자산가가 많기는 하지만 그만큼 영업점포도 많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해외주식 등 투자상품을 사모계약 형태로 개발해 대응하고 있다.

김석호 센터장(KDB대우증권 PB Class 갤러리아 지점·이하 호):일반 고객들이 가입하기 힘든 헤지펀드, 사모펀드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한다든지 시중에 풀리지 않은 고가 명품을 미리 착용해 보도록 하는 일종의 감성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타 지역 고객들과 구분되는 강남 고개 스타일의 특징은.

김: 연령대에 따라서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의 경우 투자 성향도 보수적인 편이다. 수익에 많이 욕심을 내기 보다는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한다. 절세 상품위주로 물가 상승률보다 조금 더 수익을 내는 수준이면 만족한다. 반면 젊은 경영자나 전문직 고객들은 좀 더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 해외 헤지펀드나 브라질 국채 등 증권사 직원들도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품에 과감하게 투자하기도 한다.

▲이선훈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 지점장
이: 고객들의 학력이 높아 상품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다. 이해가 빠른 만큼 각 증권사를 비교해 투자처를 선택하고 한 곳에 집중하지 않는다. 수수료에도 민감한 편이다.

호: 기다릴 줄 안다. 자금의 회전속도가 일반투자자들 만큼 빠르지 않다. 약간 손해를 봤다고 해도 ‘내가 판단해서 내가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려 보자’라는 마음의 여유가 있다.

-요즘 증권사들이 어려운데 강남지점도 타격이 있나

김: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강남지점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시황에 따른 고객 취향의 변화가 확실히 느껴진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타격이 있다. 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주식형 상품뿐만 아니라 채권 및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호: 실물경기와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은 모두가 같은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이유로 자산을 현금화 하는 경향이 높다. 투자를 하기보다는 현금자산을 잘 관리하는 것도 재테크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음관리계좌(CMA)와 같은 현금 자산의 비중을 20~30%에서 40% 가량으로 늘려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자 증세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강남고객들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 부자들의 최고의 관심사가 바로 세금 문제이다. 최근 들어 과세 흐름이 부자증세로 가면서 투자자들의 패러다임도 수익에서 절세로 바뀌고 있다. 세금을 아끼는 것이 곧 수익이라는 생각을 많이들 하시는 것 같다.

이: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한 절세 및 비과세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다. 물가 연동 채권(물가채) 및 방카슈랑스 관련 상품의 문의 및 가입이 최근 증가했다.

호: 단연 화두는 절세다. 따라서 절세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보험이나 물가채, 국민주택 채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증여를 통한 자산 분산도 많이 하고 있다.

▲김석호 KDB대우증권 PB 클래스 갤러리아지점장
-부동산 침체기에 강남부자들은 보유 부동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김: 부동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고객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투자용으로 아파트를 두세 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은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인구 구조적인 측면에서 경제활동 인구는 줄고 고령화 추세는 심화될 것이다. 부동산 자산에서 수익이 나올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는 인식을 대부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우리지점의 고액 자산가들은 부동산을 대체적으로 매매하지 않고 그냥 보유하는 편이다. 그러나 최근 강남권의 수익성 상가를 매입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호: 상가 가격이 많이 다운돼 있는 상황이라 상가를 적시적소에 사서 리모델링을 해 수익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수익형 부동산을 싸게 사서 다운된 가격 만큼 투자를 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강남고객들에 ‘이래서 부자가 됐구나’라고 느끼게 된 점이 있다면.

김: 작은 돈에도 민감하고 새는 돈이 없게 관리를 잘 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금융상품으로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 우물을 파서 자기 분야에서 일단 최고가 되고 그것을 발판으로 자신의 부가가치를 올려야 한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이: 보유 자산이 최대한 안정적으로 물가 상승률을 초과해서 늘어날 수 있게 항상 노력한다. 금리에 매우 민감하고 자산 증식에 항상 적극적이다. 정부의 정책, 경기지표에 늘 관심을 갖고 그에 따라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킨다.

호: 기본적으로 정보가 많다. 특히 사업하시는 분들의 경우 환율과 경기에 민감하다. 자연스럽게 시장 돌아가는것에 밝을 수밖에 없다. 시장의 흐름을 먼저 내다볼 수 있으니 빠르고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다. 대부분 인맥이 좋기도 하고 그곳에서 오는 정보력도 무시할 수 없다.

-고액 자산가를 많이 상대해본 입장에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투자를 많이 한다. 언론 매체에서는 그때그때 이슈가 되는 사항을 보도하고 있는 것인데, 그것을 투자 시점이라고 착각하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대부분 뒷북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시장의 큰 흐름을 바라보는 눈을 기를 필요가 있다. 시장의 큰 흐름에 근거해 투자를 하고 어떤 투자 방식을 선택할지 판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는 위험자산에 투자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 일반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금융 투자 정보에 취약해 언론을 참조해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이미 앞선 투자자가 충분히 수익을 거두고 빠져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장의 유행에 따라가지 말고 투자자산의 유형을 분류해 투자의 결과를 장기로 미루는 인내가 필요하다.

호: 사업을 해도 마찬가지고 금융투자를 해도 마찬가지이다. 여유자금을 가지고 해야 한다. 자산 3억원을 다 쏟아부어 프렌차이즈 커피숍을 차렸다고 하자. 프렌차이즈 커피숍이 잘 망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현금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만약 3억원을 투자하려면 최소 4억~5억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적자를 버티고 우상향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여유자금을 투자액의 최소 30% 이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정말 좋은 투자처, 확신이 있는 투자처가 있어도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자금 회전률이 떨어지면 적시적소에 투자할 수 없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한 금액, 시간, 종목 분산 투자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단기성 자금이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중기성 자금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채권 3~5년 만기 상품, 장기성 자금은 연금이나 장기채권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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