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에 정작 서민은 없다

입력 2012-09-04 06:42 수정 2012-09-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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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희망·햇살론·미소금융 자격 까다로워…서민금융 혜택 7~10등급 저신용자의 7% 불과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지난 2년여 동안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지만 실제 혜택은 받은 대상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당국 주관으로 은행 및 정부기관 등 모든 서민금융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서민금융상담 대행사’를 개최하는 등‘서민경제 살리기’ 분위기에 편승해 업계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 서민들 체감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혜택을 받는 고객이 한정적이어서 가계 부채 부담 완화 효과가 크지 않을 뿐더러 서민금융 상품 신청할 수 있는 고객층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민가계 구원투수로 동원한 3대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과 햇살론과 미소금융 등의 대출자 규모가 금융당국 주도로 이뤄지면서 다분히 생색내기용에 그치고 있다. 이들 대출 상품 이용자는 지난 6월 기준 58만여 명으로 신용등급 7~10등급에 해당하는 저신용자 830만명 가운데 7% 해당되는 수준이다.

지난 2010년 11월에 출범한 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의 경우 누적 대출자 규모는 28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에는 9만8000여 명이 이 상품을 이용했다. 이 가운데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와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저소득자 비중은 74.7%로 나타났다.

같은해 7월부터 시행된 햇살론은 약 2년동안 총 23만명(올 상반기 2만 2000명), 2008년에 출범한 미소금융 대출자는 지난 6월까지 7만1000명(올 상반기 1만2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서민 금융에 숨통을 트겠다던 당초 취지에 비하면 부진하기 짝이 없는 실적이다. 출범 초기부터 제기됐던 수요에 비해 재원이 부족한데다 대출 자격기준도 까다로워 서민들에겐 여전히 ‘문턱 높은’ 서민을 위한 금융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급기야 금융당국 주재로 시중은행들은 지난 27일 은행연합회에서 이사회를 열고 새희망홀씨대출 신청자격을 완화하는 표준규약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확실한 재원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서민지원’을 앞세워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적지 않다.

이같은 사례는 은행의 최고금리 인하에서도 드러났다. 은행권 취급한 가계대출 가운데 연 12%가 넘는 고금리 대출자도 전체 대출자 가운데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에서 15%에 이르는 최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은 주로 연체경력이 있거나 기존대출에 연체이자를 가산해서 대환대출을 받은 고객들이다.

이는 개인고객의 1%안팎 수준이고 은행의 이자수익 감소액도 한해 150억원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의 옥죄기로 시작한 서민 금융지원 확대 노력이 밑바닥 신용등급에는 효과를 별반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여론과 금융당국에 등 떠밀리듯 내놓은 각종 대책들이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라며 “그간 서민금융 확대 노력에도 저등급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눈에 띌 정도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처럼 고금리 대출에 대한 최고금리 인하, 10%대 대출상품 출시 등 서민금융 정책의 혜택을 받는 고객은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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