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家의 비밀 주머니 부동산...매각으로 종자돈, 임대로 쌈짓돈 마련

입력 2012-09-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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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대기업 부동산 거래 중 10% 오너측

재벌 오너와 일가들은 막대한 부를 자랑하지만 대부분 주식이라 현금화하기가 만만치 않다. 그룹의 지배구조와 직결되어 있는 데다 처분 사실이 외부로 노출되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현금 배당마저 불투명해 질 경우 주머니 사정은 의외로 더 힘들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비밀 주머니가 있다. 부동산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2년이후 10년간 국내 대기업집단 계열사들이 특수관계인에게 부동산을 매수한 건수는 200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인 20여건은 그룹 오너 또는 일가들과의 거래다.

거래내역을 보면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거래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은 최근 10년간 롯데상사와 롯데제과 등 그룹 주력 계열사를 상대로 8차례에 걸쳐 보유 부동산을 매각했다. 매각을 통해 받은 현금은 700억원이다.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도 골프장 부지를 사전에 매입한 후 계열사에 매각해 106억원을 벌어들인 바가 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경기도 용인시와 여주군 땅을 계열사 연수원 부지로 매각해 205억원 규모의 종잣돈을 마련했다.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고 계열사에게 빌려줘 수익을 올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오너 일가는 범 삼성가이다.

우선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현재 보유 중인 용인시 땅을 에버랜드에 임대해 반기마다 10억원씩 연간 20억원을 웃도는 임대료를 회사로부터 받고 있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도 2003년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보증금 30억원을 받고 임대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도 인근 부지 2필지를 회사에 빌려주고 연간 1억3000만원을 받고 있다.

CJ그룹 손경식 회장도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기업 그룹 오너 일가 중 하나다. 손 회장은 보유 중인 땅을 그룹 계열사인 조이렌트카에 임대해 연 1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들은 오너 일가와의 부동산 임대차 계약을 매년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대기업집단현황공시 내용 중 ‘특수관계인에 대한 기타자산거래’ 내역에 명시해야 하지만 누락시키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부동산 거래는 시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거래 내용을 쉬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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