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법정구속… 한화 글로벌사업 차질

9조 이라크사업 ‘최대 위기’

김승연 회장이 16일 법정구속됨에 따라 한화그룹에서 추진해 온 글로벌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이라크 재건사업 등 대규모 해외프로젝트를 직접 챙겨왔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최대 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라크 프로젝트는 국내기업의 단일 해외수주로는 최대규모인 80억달러(9조4000억원)로, 도로와 상·하수도, 태양광발전 등 기반시설과 국민주택 10만호를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김 회장은 특히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보고받고 회의도 직접 주재하는 등 열성을 쏟았다. 또한 100여명이 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전담인력에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2011년 누리카밀 알-말리키(Nouri Kamil Al-Maliki) 이라크 총리가 방한 했을 당시에는 전용헬기까지 내주며 한화에서 개발한 1만2000가구 규모의 신도시인 ‘인천 에코메트로’를 둘러볼 수 있게도 했다.

김 회장은 또 꾸준히 현지를 오가며 당국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지난 5월 본 계약이 체결된 후 2·3차 추가 수주를 위해 현지를 다시 찾는 등 노력해 왔다. 지난달 28일에는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알-말리키 총리를 만나 추가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자리에서 알-말리키 총리는 “한화는 한국기업이 아닌 이라크기업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등 상당한 우호관계가 형성돼 있음을 입증했다.

김 회장은 이후에도 현지를 수시로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법정구속으로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일단 한화그룹은 한화건설의 김현중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해 김 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라크 재건사업은 김 회장이 직접 챙겨오며 추가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게 사실”이라며 “이번일로 그룹 차원에서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글로벌사업이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양광사업 강화를 위해 진행 해온 독일의 큐셀(Q cells) 인수 작업의 성공여부는 (이번 일과 관계 없이) 예정대로 이번 주에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16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징역 4년에 벌금 50억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