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적격대출 확대 방침…은행권 울며겨자먹기 취급

입력 2012-08-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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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주택담보대출 대비 수익성 절반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대출 확대정책에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은행권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당국의 정책에 부응해 시중은행들이 순수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대출인 ‘적격대출’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 대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적격대출은 유동화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장기 고정금리 주택마련대출로 은행들은 대출상품 판매 후 수수료를 받고 주택금융공사에 대출채권을 매각하고, 공사는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형태로 유동화하게 된다. 은행은 대출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판매대행과 채권관리를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능만 담당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전격대출 시장에 스탠다드차타드(SC)와 씨티 등 외국계 은행에 이어 농협과 하나, 기업, 신한, 국민은행 등 국내 은행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 적격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외환은행은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적격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대책 방안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은행권에 가계대출 종합대책의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을 연내 6%, 2016년엔 30%까지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당국의 주문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적격대출 취급실적은 올 상반기에만 총 2조5337억원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증가하며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향후 금리면에서도 현재 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4.8%대 고정금리 상품에 비해 유리하고, 5%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기존 대출자들도 갈아탈 수 있어 적격대출 판매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서는 적격대출 증가가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유동화 대출이 늘어날 경우 자체 주택담보대출 자산증가율이 하락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할 때 적격대출의 수익성은 절반 수준에 불과해 주택담보대출 의존도가 높은 국민과 신한, 우리은행 등은 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 세 은행은 300조원에 이르는 은행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순이자마진(NIM) 비율이 하락한 이유로 적격대출을 꼽았다.

그는 이어 “당국의 방침에 따라 적격대출 상품이 일반화될 경우 기존 은행 위주의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어 기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은행권은 수익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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