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아파트 거래 '꽁꽁']허허벌판에 아파트만 덩그러니…입주예정자 "사기분양"

입력 2012-08-02 08:44 수정 2012-08-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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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하락에 입주 거부까지

당초 큰 기대를 모았던 송도·청라·영종 등 수도권 주변 신도시 주택시장이 좀처럼 기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존 신도시를 확장시키기 위해 민간업체들이 대규모 투자한 민간부지개발단지인 고양의 식사·덕이지구, 용인, 평촌 등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단지들은 부동산 침체와 더불어 기반시설 미흡 등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고 일부 청약자들은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은 단시간내에 해결되기 힘들어서 신규 개발단지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와 기반 시설 미비 문제로 신도시·택지개발단지의 분양과 매매가 맥을 못추고 있다. 사진은 위로부터 영종신도시 전경.
◇ 신도시 신화 끝, 아파트값 줄줄이 하락 = 이처럼 수도권 주변 신도시에서 중대형 아파트의 대규모 공급과 기반시설의 부족으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다 보니, 분양가 대비 30% 이상 떨어진 급매가 속출하고 있다. 고양시 식사지구가 대표적으로 용인과 평촌, 인천의 청라와 영종 지구 등 다른 곳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입주 예정자들은 이사할 새 아파트값이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떨어지면서 생활 불편과 경제적 피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도시 입주 거부는 물론이고 기존 거주자들도 다른 곳으로 떠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닥터아파트가 지난 주 조사한 수도권 매매가 동향을 보면 김포시(-0.18%), 하남시(-0.16%), 광명시(-0.14%), 분당신도시(-0.11%), 양주시·일산신도시·화성시(-0.08%), 동탄신도시·파주시·중동신도시·의정부시·용인시(-0.06%) 순으로 하락했다.

일산, 파주 등 한강이북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2007년 대비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산신도시 157㎡ 평형 매매가는 2007년 8억5000~9억원에서 4억5000~5억5000만원으로 떨어졌고, 파주 교하지구 145㎡ 평형도 5년만에 5억원선에서 3억원선으로 추락했다.

특히 신규 아파트의 경우 매매값이 분양가 이하로 떨어지며 입주까지 저조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고양 덕이지구의 한 아파트단지는 지난해 3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지금껏 입주율은 40%가 안되는 실정이다.

때문에 건설사들도 분양율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분양 물량 가격을 10~15% 깎아주는 특별분양에 나서고 잔금의 납부 시기를 일정기간 유예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 놓고 있다.

한 시행사 한 관계자는 "시세가 분양가보다 15~25% 낮다"며 "미분양 아파트는 가격을 할인해주고 미입주 아파트는 잔금 납부를 유예해주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만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7만5000가구로 상반기의 두 배나 돼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 아무 것도 없는데 입주하라고 = 경기·인천지역을 비롯한 수도권내 신도시·택지개발지구에 입주 폭탄 비상이 걸렸다. 주택 거래시장 침체 속에서 인천 영종하늘도시와 청라지구, 고양 삼송지구, 남양주 별내지구 등지에서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사업 및 기반시설 구축이 차질을 빚으면서 아파트만 덩그러니 놓인 ‘유령도시’도 속속 출몰하며 입주예정자들과의 갈등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대표적인 곳이 영종·청라 신도시로 이 곳은 당장 7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국토해양부와 인천시, LH가 자신들만의 입장을 앞세우며 약속한 제3연륙교를 비롯 기반시설 조성을 미루고 있다.

때문에 이 곳은 말 그대로 아파트만 덩그러니 놓인 상태다. 생활에 필수적인 병·의원은 물론이고 교육시설이나 치안시설 등도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이에 영종 하늘도시 입주 예정자들은 ‘사기분양’이라고 주장하며 인천시와 LH를 상대로 법적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입주거부 역시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영종도를 오갈 수 있는 길은 배편을 제외하고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두 곳이 전부다. 현재 인천대교의 경우 영종도 주민은 왕복 1회에 한해 통행료가 면제되지만 그나마도 내년 3월이면 종료된다.

영종하늘도시 입주예정자 대표연합회 정기윤 회장은“생활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곳에 입주할 수는 없는 만큼 인천시는 준공을 늦춰야 할 것”이라며 “원안대로 개발계획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입주 거부는 물론 LH, 국토부, 인천시를 상대로 계속해서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같은 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1만여가구가 준공됐고 올 하반기 4000여가구가 추가로 입주를 시작한다. 하지만 여전히 도로·학교 등 기반시설 부족하고 지난달 말 첫 입주 단지를 맞은 고양 삼송지구와 1월 입주를 시작한 별내신도시 역시 기반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들의 집값도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 5월 부동산대책으로 전매제한이 풀리며 입주예정자들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감수하고라도 판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조성되는 곳들의 경우 지역의 차이는 있지만 입주 예정아파트가 현재 분양가 대비 10% 이상 하락한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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