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서울 뻐꾸기

입력 2012-07-25 09:3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신현복 한라건설 부장

삽교호가 바다였던 고향 당진은
통통배 몇 척 오가는 외딴섬 같아
신례원 거쳐 온양 천안으로 돌아야 겨우
서울로 갈 수 있었다
그 허기 깊은 숲에서도 뻐꾸기들
낮에만 울었다

진달래 꽃망울 터지듯
폭음 울리기 시작한 후 몇 해
서울 가는 지름길이 생긴 날 저녁
내 친구 영규도
헬기처럼 큰 날개 달겠다며 서울로 갔다
칡뿌리 씹듯 씹어대던 유조선 만드는
과학자 꿈 포기하고

어느 봄날, 고향에 온 녀석은
뻐꾸기란 이름의 웨이터가 되었다고 했다
술집 우거진 영등포 숲에서
밤에만 우는 서울뻐꾸기가 되었다며
함께 놀던 느티나무 아래서
밤새 울고 또 울었다
나쁜 녀석, 내게 처음으로 그
쓰디쓴 양주를 먹인

매봉재 길 넓어지는 속도로 숲 사라져
나도 서울로 왔다
일년에 서너 번씩 동창회를 하는데도
그 뻐꾸기는 오지 않는다
나쁜 녀석, 저 땜에 동창회를 어느 땐 낮에
어느 땐 밤에 번갈아서 하는 줄도 모르고
깊이 숨어 울지도 않는

화장실에서 뻐꾸기 날아왔다 간 흔적
작은 스티커를 보았다
'현관에서 뻐꾸기를 불러주세요, 성심껏 울겠습니다'
혹시, 냄새나는 골방에서
고추장에 꽁보리밥 비벼 함께 먹던
내 친구 영규 놈인지
그 밤 문득 그 녀석이 보고 싶어져, 나만
뻐꾹뻐꾹?
코리아나 나이트클럽에서 울었다

- 시집 「동미집」중에서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6600선 돌파한 韓 증시, 시총 영국 제치고 세계 8위
  • 애망빙 시즌…2026 호텔 애플망고 빙수 가격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오픈AI·MS 독점 깨졌다…AI 패권, ‘멀티클라우드’ 전면전 [종합]
  • 고유가에 출퇴근길 혼잡 심화…지하철·버스 늘리고 교통비 환급 확대 [종합]
  • 미국 “한국만 망 사용료 부과”⋯디지털 통상 압박 더 세지나 [종합]
  • 미국, ‘호르무즈 先개방’ 이란 제안 난색…독일 총리 “美, 굴욕당하는 중” 작심 비판
  • FIU 제재 받은 코인원, 취소소송 제기…두나무·빗썸 이어 소송전
  • 단독 ‘삼바 재감리’서 감리위 패싱한 금융당국⋯“정당성 없다” 퇴짜 [흔들리는 금융감독 방정식]
  • 오늘의 상승종목

  • 04.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3,913,000
    • -1.38%
    • 이더리움
    • 3,382,000
    • -2%
    • 비트코인 캐시
    • 663,000
    • -0.45%
    • 리플
    • 2,063
    • -2.09%
    • 솔라나
    • 124,800
    • -2.12%
    • 에이다
    • 366
    • -0.54%
    • 트론
    • 482
    • +0%
    • 스텔라루멘
    • 245
    • -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3,020
    • -0.86%
    • 체인링크
    • 13,710
    • -1.08%
    • 샌드박스
    • 115
    • -1.7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