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검증 안 된 포퓰리즘 정치권 ‘유죄’

입력 2012-06-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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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사회생활부 기자

서울행정법원이 22일 체인스토어협회가 대형마트·기업형수퍼마켓(SSM)의 영업제한이 부당하다며 강동구와 송파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한 것은 선거를 앞둔 전형적인 표플리즘 정책인 ‘대형마트·SSM 영업규제’가 부당하다는 판결로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재판부는 이날 체인스토어협회가 강동구와 송파구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시간 제한 등 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영업제한처분은 과도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자체의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첫번째 판결이다. 이번 판결을 내린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오석준)는 지난 4월 협회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본안소송에서는 협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주목할 점은 재판부가 강제휴무 자체의 부당성보다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이다. 이는 4월 총선을 앞둔 지자체가 ‘표’를 의식하고 졸속으로 조례를 통과시켰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강제휴무는 당초 취지인 재래시장, 골목상권을 살리기는 커녕 기업의 이익만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 규제효과에 대한 객관적 검증없이 시행된 조례는 아무에게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마트와 SSM 강제휴무제는 지난해 말 유통산업발전법이 통과되면서 시작됐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매월 1~2회 휴무해야 하고 자정~오전 8시까지 영업을 제한받는다’게 주요 내용이다. 이후 시행령 개정과 조례제정 등을 통해 올 3월 SSM, 4부터는 대형마트에 의무휴일이 적용됐다.

의무휴일제가 시행되자 당장 가장 큰 손실을 입은 곳은 유통대기업이지만 점차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축수산업 종사자, 협력 납품업체,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 원하는 곳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없게된 소비자로까지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반면 이로 인한 전통시장이나 동네수퍼의 이익은 피부에 와닿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다. 대형마트 강제휴무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과 의도가 잘못됐음은 이번 판결로 명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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