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인사이드]절전의 아이콘 ‘휘들옷’…알고보니 사치 아이콘?

입력 2012-06-1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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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값 최고 89만·바지는 25만·휘들옷 입는 공무원 거의 없어

▲올 6월 절전대책의 일환으로 각 부처 장관들이 솔선수범해 휘들옷을 입고 공식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휘들옷을 입은 국무위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에선 알록달록한 셔츠를 입은 대통령과 부처 장관들이 국무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6월 전력상황이 녹록치 않아 블랙아웃 초비상이 걸리면서 정부 차원에서 절전을 위한 ‘휘들옷’ 홍보에 적극 나서면서 부터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홍석우 장관이 매일 휘들옷을 입고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고, 차관들과 각 부서 국장들도 한 두벌씩 구입해 일주일에 두 세 번씩은 이 옷을 입는다.

하지만 5500여명이 근무하는 과천정부청사에서는 휘들옷을 입고 다니는 공무원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6월1일부터 9월까지 오후 2시 피크타임 냉방을 하지 않는다는 공고에도 불구하고 체감온도를 2℃ 나 낮춰준다는 데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과천청사 남자 공무원들은 휘들옷 대신 여전히 반팔 셔츠에 최대한 얇은 바지를 입고 다닌다. 여자 공무원들은 대부분 가벼운 블라우스에 적당한 길이의 스커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전형적인 공무원 패션이다.

절전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며 홍보에 열을 올렸던 지식경제부에서 조차 휘들옷은 간간히 눈에 띌 뿐이다. 지식경제부는 공무원 전용 쿨맵시를 위해 지난 달 한국패션협회 등과 함께 이 사업을 추진했다.

공무원들은 휘들옷 구입을 꺼리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꼽았다.

먼저 휘들옷 재킷의 가격은 최고 89만원이다. 평균 가격은 60만원이고, 저렴한 제품도 14만8000원이 고작이다. 셔츠와 바지 역시 비싸다. 바지 최고가 제품은 25만5000원, 셔츠는 8만원대다. 물론 싼 것도 있다. 바지는 가장 싼 것이 8만원선이고 셔츠는 4~5만원대다.

여성용은 남성에 비해 더 비싸다. 블라우스는 6만9000원~9만9000원, 바지 9만9000원, 원피스 13만9000원이다.

한 여성공무원은 “동료 일부 남자 공무원들은 윗선의 눈치가 보이지는 가장 싼 제품을 한벌 정도 사는 것 같은데 우리는 디자인이나 품질 대비 너무 비싸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 역시 여성 공무원들의 휘들옷 구입 기피에 대해 “가격이 비싼게 가장 큰 이유”라고 인정했다.

사정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정부는 물론이고 산하기관과 지방자치단체별로 단체주문이 진행되면서 공무원조직을 이용한 전형적인 행정 방식이라는 것이다.

한 지식경제부 산하단체 관계자는 “옷이 나빠 보이진 않지만 가격 등을 놓고 봤을 때 기존에 입고다니는 사무용복장에 크게 잇점을 못느끼겠다”고 비꼬았다.

지식경제부는 휘들옷과 관련, 체감온도를 2℃ 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어 냉방비 절약, 냉방병 예방 및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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