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일감몰아주기 과세 제도보완부터

입력 2012-06-12 09:21 수정 2012-06-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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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대표변호사

지난해에 개정돼 올해부터 시행되는 속칭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부과에 대해 그간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대기업의 지배주주가 증여세 등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특수관계인으로 하여금 계열회사를 만들어, 당해 대기업의 일감을 모두 해당 계열회사가 엄청난 부를 가져가게 함으로써 부의 세습을 도모해왔다.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규제하기위해 이에 대한 과세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시도에 대해 수긍할만한 점이 적지는 않다.

그러나 이러한 부당지원행위는 상법이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도 규율될 수 있다. 즉 상법에 의하면 회사의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다. 또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역시 제한된다. 또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특수관계인 등에 대해 현저하게 유리한 조건으로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가 이에 해당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세법상의 부당행위계산부인 내지 상장 등의 경우의 증여세규정만으로는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일정한 지분(3%)이상을 보유한 특수관계인에 대해 정상거래비율(30%)을 초과하는 거래에 대해서는 회사의 영업이익에 자신의 지분율을 곱하여 나온 금액 만큼에 대해 이를 증여한 것으로 의제해 증여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규정의 신설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나, 세법의 일반원칙에 비춰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 진다. 먼저 해당기업의 세후영업이익자체가 특수관계인에게 무상이전 됐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그리고 실제로 해당주식을 양도하거나, 아니면 실제로 배당을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의 과세라면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로서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즉 해당영업이익이 주주총회 등의 결의에 의해 사내에 유보되거나 상여로 처리되는 경우를 가정하는 경우에 이러한 과세가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가 문제가 된다고 할 것이다. 과거 토지초과이득세의 경우에 재산권보장과 평등주의 및 조세법률주의에 반해 위헌판결을 받은 바 있어 이와 유사한 법적 문제점이 없는지에 대하여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양도 시는 증여세로 과세된 부분이 공제되어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나, 해당영업이익이 배당이 되는 경우에 이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없어서 이중과세의 위험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안정적인 공급선의 확보 내지 보안 등의 문제로 인하여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의해 일감 몰아주기가 어느 정도 불가피한 경우에 이를 구제할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상법이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는 합리성의 원칙에 의하여 해당조문을 적용함에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행 증여세법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세법이 아닌 관련법으로 규제를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그럼에도 현행 세법을 적용한다면 미 실현이익, 이중과세문제점 등을 사전에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그리고 일감 몰아주기가 사안에 따라서 어느 정도 불가피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의 엄격한 적용을 완화하여 주는 제도적 방안도 적절하게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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