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인사이드]'가문의 힘'으로…代이어 줄줄이 여의도 입성

입력 2012-05-15 10:32 수정 2012-05-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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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덕 본 정치인

가족은 평소 큰 힘이 된다. 정치인에게 가족은 더욱 그렇다. 선거운동을 함께 뛰면서 도와주기도 하고, 친분을 적극 활용해 지원하기도 한다. 제19대 국회의원 당선자 가운데 여러 명이 가족 덕을 톡톡히 봤다.

부모나 조부모 중에 국회의원 경력을 가진 당선자가 눈길을 끈다. 2세 국회의원은 물론 3세 국회의원까지 등장했다. 남편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된 사례도 있다. 조상 덕은 기본이고 연예인 자식을 둬 선거운동 때 자신을 알린 당선자도 있다. 이번 4·11 총선에서 직간접으로 가족의 도움받은 당선자를 알아봤다.

◇ 본가·외가 모두 국회의원 집안 = 조부는 물론 부친에 외증조모, 이모부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통합당 정호준 당선자가 서울 중구에서 국회 진입에 성공했다.

정 당선자의 조부는 예전엔 서울 종로와 합구였던 중구에서 8선을 지낸 고(故) 정일형 박사다. 정 박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이다. 정 당선자의 부친은 중구에서만 5선을 지난 정대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다. 외증조모인 박현숙 전 의원은 재선을, 이모부인 조순승 전 의원은 3선을 기록한 국회의원이다. 정 당선자 집안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만 18번을 획득했다. 정 당선자는 19번째 금배지였다. 한국에서는 전무후무한 사례다. 다른 나라에서도 흔치 않은 대기록이다.

다만 정 당선자는 한 번에 금배지를 단 것은 아니다. 그는 2004년 정치에 입문한 후 8년 만에 금배지를 얻게 됐다. 17대 때는 부친의 호적수였던 박성범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아쉽게 패했고 18대 때는 당에서 전략공천을 선택하면서 잠시 쉬었다.

이번 선거에서 정 당선자는 조부와 부친 등을 비롯해 가족 덕은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의 지원도 한 몸에 받았다. 7선 의원인 조순형 자유선진당 후보가 사퇴하면서 정호준 당선자지지 의사를 밝혔다. 조 의원의 부친과 정 당선인의 조부가 함께 독립 투쟁과 대한민국 건국, 민주화 투쟁을 함께 한 동지이며 동료 의원이었다는 점이 작용했다. 특히 6선을 자랑하는 김상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정 당선자를 적극 지지했다.

◇ 부친 덕 본 2세 정치인의 선전 = 5선의 고지에 오른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대표적인 2세 정치인이다. ‘수원의 터주대감’ 역할을 맡고 있는 남 의원은 14대와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남평우 의원의 아들이다. 남 의원은 부친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부친의 지역구에서 15대 때 당선을 시작으로 19대 때까지 5차례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17대에 이어 8년 만에 국회에 재입성한 노웅래 민주통합당 당선자도 관심을 끈다. 서울 마포갑에서 금배지를 획득한 노웅래 당선자의 아버지는 마포구청장에 국회부의장을 지낸 노승환 전 의원이다. 마포 토박이이며 전진 언론인 출신의 노 당선자는 18대 때 ‘MB 바람’에 휘말려 야인이 됐다. 그는 4년간 절치부심 끝에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경북 구미을에서 3선에 오른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도 가족의 덕을 톡톡히 봤다. 김태환 의원은 김동석 전 의원의 아들이면서 고 김윤환 전 의원의 동생이다. 강원 속초·고성·양양에서 승전고를 올린 정문헌 새누리당 당선자도 부친 덕을 입었다. 정 당선자의 부친은 이 지역에서 3선을 지낸 정재철 전 의원이다.

부산 금정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세연 의원도 부친이 국회의원이었다. 김세연 의원의 부친은 같은 지역구에서 5선을 했던 김진재 전 의원이다. 김 의원은 18대 때는 36세에 당선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전남 여수갑에서 4선 의원이 된 김성곤 민주통합당 당선자의 부친도 국회의원 출신이다. 한국은행부총재를 역임하고 8대와 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상영 전 의원이 김 의원의 부친이다.

◇ 남편 지역구서 물려받아 당선 =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당선자는 독특한 캐릭터다. 이화여대 운동권 출신으로서 김 고문의 반려자이면서 오랜 정치적 동지관계였기 때문이다.

인 당선자는 노동운동을 계기로 김 고문을 만났다. 이어 남편이 설립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에서 함께 활동했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도 설립했고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서울지역 의장도 역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30일 김 고문의 별세 후 대신 총선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강하게 받았다. 인 당선자는 49제를 지낸 후 남편의 정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출마를 받아들였고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됐다. 김 고문의 생전에도 장관이나 당 대표 등으로 바쁜 남편을 대신해 지역구 활동을 벌였기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였다.

인 당선자는 첫 국회의원 도전이었지만 30년간 도봉구에 살고 있어서 이곳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이에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세워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힘을 보탰다. 안 원장은 “용기 있고 신념을 가진 인재근과 함께 도봉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지지한 바 있다.

◇ 5대, 연예인 아들까지 함께 선거 = 서울 송파병에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 김을동 의원의 선거운동에는 5대가 동원됐다. 김 의원은 송파병에 아무런 연고가 없었음에도 가족이 모두 동원되면서 입성에 성공한 셈이다.

김 의원 선거에는 조부인 김좌진 장군, 부친인 김두한 의원, 아들인 송일국,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세쌍둥이가 함께 했다. 송일국 씨가 직접 나서서 김 의원의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사실 송파병 지역은 강남3구에서 낙후된 지역 가운데 하나다. 김 의원은 상권과 삶의 질이 잘 갖춰져 있음에도 문화 취약지구라는 점을 감안해 문화시설을 확충해 상권을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문화시설 확충 공약에 조부나 부친보다 송일국 씨의 지원유세에 더 신뢰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송일국씨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 날부터 김 의원과 함께 유세활동을 펼쳤다.

서울 동작을에서 7선에 성공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조카며느리인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도움을 받았다. 노 전 아나운서가 선거 사무실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경기 의정부갑에서 5선에 성공한 문희상 민주통합당 의원은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로 활동 중인 이하늬 씨의 유세 지원을 받았다. 김한길 민주통합당 당선자에게 부인 최명길 씨의 도움이 컸다. 지난 18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탓에 이번 19대 총선이 그리 녹록지 않은 선거였다. 선거 당시 김 당선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최명길 씨와 평소 친했던 황신혜 심혜진 손창민 정찬 김진아 차수연 씨 등이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이처럼 연예인 가족의 선거운동 참여는 후보들에게 큰 힘이 됐다. 얼굴이 많이 알려진 스타들이 선거운동에 가세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호감도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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