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36계 중 19계 ‘부저추신’ 전술 구사

입력 2012-05-1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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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대표, 의장직 사퇴 관련해 “감정에 북받쳐서 과도한 표현을 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10일 오후 2시에 열릴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서 의장직을 맡겠다고 말을 바꿔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의 전략서인 ‘36계’ 중 19계인 ‘부저추신’(釜底抽薪)의 전술로 일종의 ‘김빼기 작전’으로 비쳐진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9시 대표단회의에 앞서 국회 로비에서 “(지난 5일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서 의장직 사퇴를 선언한 것은) 추가로 운영위가 없고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감정에 북받쳐서 과도한 표현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5일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서 의장직 사퇴를 선언에 이어 6일 ‘이정희 공동대표, 전국 운영위원회 의장 사퇴 및 퇴장 발언’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가 의장으로서, 더 이상 사회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송구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은 다음날인 7일 당 대표단 회의에서 전국운영위원회 의장직을 다시 맡겠다면서 뒤집어졌다. 이로써 10일 열린 운영위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보다 이 대표의 사퇴 번복문제로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대위 구성안을 처리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한주일간 진행된 부저추신 전술로 보인다.

같은 전략이 전날인 9일 국회 정론관에서 벌어졌다.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준호 공동대표가 이날 오후 3시30분에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이 총체적 관리부실·부정선거라는 진상조사위의 입장에는 추호의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30분 뒤인 오후 4시에 같은 당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의원이 정론관에 들어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김선동 의원은 바로 발표하지 않고 기다렸다. 조 공동대표의 기자회견 후 기자들이 백브리핑을 듣기 위해 정론관 밖으로 취재하러 나갔기 때문이다. 정론관 내에 기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 의원은 “백브리핑이 있어 잠시 후에 발표하겠다”며 대기했다.

조 공동대표의 백브리핑 후 기자들이 정론관에 들어오자 김 의원은 “조준호 비례대표경선 진상조사위의 보고서는 부실, 허위, 왜곡, 조작 보고서이므로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 결과 발표 전 과정이 공동대표단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돼 상대의 존중과 합의라는 창당 정신을 위배하고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역시 전형적인 부저추신의 전술을 활용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부저추신이란 ‘솥 밑의 장작을 빼낸다’는 뜻이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거인이었던 ‘포드’를 ‘GM’이 공격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포드는 모델 하나를 개발하면 몇 십만 대를 싼 가격에 공급하는 ‘대량 생산 체제’라는 기술력을 갖췄다. 그러자 6개의 군소업체가 모여 GM을 만들었다. GM이 선택한 방식은 포드의 장점을 약화시키려는 것이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채택했다. 포드가 일괄 생산체제에는 강했지만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GM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통진당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내홍을 겪으면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전투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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