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공기업 수장 ‘그들만의 리그’]"서울 법대 인맥 없어졌다" 반만 옳은 강만수의 탄식

입력 2012-05-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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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초기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던 강만수 산업은행장은 2008년 동문 모임에서 “서울대 법대 인맥이 다 없어졌다”면서 노골적으로 출신학교와 특정학과에 대한 편향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강 장관은 “(내가) 재경부에서 일할 때 상관이 내 윗사람을 제치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나와 후배한테만 일을 시켰다”며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서울법대가 다 해 먹는다’고 불평했지만 일을 잘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10년 만에 재경부에 돌아와 보니 서울대 법대가 손이 끊겨 안타깝다 ”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관료사회에서 특정학교와 전공에 따른 이너서클이 관료사회에서 얼마나 견고하게 자리잡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수십년간 기획재정부는 서울대 법대와 경제학과 출신들이 국장급 이상 고위직을 차지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행정고시 출신 중에서도 성적 상위권들이 많이 포진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급 이상 공무원은 서울대 법대와 경제학과의 치열한 전쟁터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게 관료사회의 인식이다. 2010년 2급 이상 국장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6명이 포진돼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특정학교 학과 출신만이 출세하는 건 옛날 이야기라는 의견도 있다. 관료사회에서도 능력과 전문성에 따라 이너서클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진주 마피아’, ‘서울사대파’ 등이 장악했던 교육부는 사실상 파벌이 없어졌다는 평가다. 안병만 전임 장관이 학연과 지연을 배제한 인사로 스타트를 끊고, 이주호 장관 역시 철저한 능력위주로 사람을 기용해 예전 과기부의 ‘이너 서클’도 사실상 와해됐다고 한다.

다른 부처의 경우도 비슷하기는 하지만 학연과 지연, 출신 부처에 따라 이너서클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지경부만 해도 상공부 출신부터, 중기부, 특허청 등 부처에 따라 달라지거나 유학파, 민간으로 옮긴 사람들의 모임까지 복잡다단하다.

정부의 한 고위공무원은 “사실 행시 직후 부처 배정때부터 어떤 이너써클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오고간다”며 “지금은 능력위주로 많이 판단하지만 그것도 네트웍이 있어야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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