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인사이드]경제부처 장관 3人3色…스타일은 달라도 목표는 경제살리기

입력 2012-03-13 08:54 수정 2012-03-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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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정부부처 장관들은 행시를 통해 공직에 들어와 잔뼈간 굵은 베테랑들이다.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각자 자신만의 철학과 운영 스타일이 뚜렸하다. MB정부 마지막 경제장관으로써 남은 1년을 책임질 박재완, 홍석우, 김동수 등‘경제장관 3인방’역시 국정운영 스타일이 각기 다르다. 경제부처 장관들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들여다 봤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부드러운 카리스마…지칠줄 모르는 '철인' = 친구처럼 다정하지만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는 고집을 꺽지 않는 스타일.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재정 고갈을 우려하며 강하게 밀어부치는 카리스마. 바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일컫는 말이다.

박재완 장관은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으로, 대학 강단에 섰던 학자로, 경제정의실천연합 정책위원장을 지내며 시민운동가로, 이제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수장까지 다양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한번이라도 말을 섞어본 사람이라면 박 장관을 악평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다. 바로 친근함 때문이다.

박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에 국회 청소하는 아줌마에게도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호남형(?)의 얼굴때문이 아닌 하루도 거르지 않는 인사 때문이다. 신분을 따지지 않고 상대하는 그의 마음가짐으로 인해 언제든지 웃는 얼굴로 먼저 고개를 숙였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그에게는 또다른 장점이 하나 있다. 책임감이다. 직원들은 박 장관을 철인3종경기 출전 선수 같다고 종종 말한다. 잦은 외국 출장길에도 단 한번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후배중에는 그를 철인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2박5일 일정의 멕시코 G20재무장관회의 참석때 박 장관은 24시간이 넘는 비행시간과 연일 계속되는 회의와 회담에도 불구하고 단 한차례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귀국해서도 집으로 향하지 않고 곧바로 일터로 향하면서 철인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책임감이 없다면 어려운 발걸음이다.

위ㆍ아래 상하 구분을 두지않는 친근함과 성실한 책임감 귀감을 사고 있다.

장관 부임 당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제정책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경제장관으로 제격이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베어나온 부드러운 카리스마 때문이다.

국내 경제장관들에게 호평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사설에서 이례적으로 찬사를 보낸 것은 그의 호평이 과장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권위보다 실용·소통 강조하는 '영국신사' = 부드러운 영국 신사로 알려진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포용력 있는 ‘큰형님’ 스타일이다. 훤칠한 키에 밝은 인상, 스스럼없이 직원들에게 다가가는 그의 성품 때문에 얻은 별명은 영국신사다.

취임 직후 직원들의 만류에도 자신의 명함에 휴대폰 번호를 기입한 것은 소통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방송사 오전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판소리’ 한 소절을 불러 동시간대 주 시청자인 아줌마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이처럼 홍석우 장관은 취임 부터 여러모로 예전 장관들과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선 권위적이지 않다. 취임식때 장관이 단상에 앉는 것은 30년 전 방식이라며 줄곧 서서 행사를 임한 것이나 과거를 답습하는 ‘집단적 타성’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하겠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

홍 장관은 권위보다는 친근함과 실용이 몸에 베어 있다.

홍 장관은 드레스코드에 구애받지 않고 날씨만 추워지면 내복을 꼭 챙겨 입는다. 국가 에너지를 총괄하는 주무장관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평소 습관이다. 겨울에 내복을 입지 않으면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다고 한다.

보고도 간소화 시켰다. 과천을 비우고 광화문·여의도에 나가 있는 장관을 찾아 보고하는 일이 거의 사라졌다.

웬만한 보고는 문자 메시지나 e-메일, 전화로 처리한다. 지경부는 요즘 장관 보고용 보고서라고 해도 페이지 맞추기, 표 꾸미기, 표지 만들기 등 모양내기는 하지 않는다.

대면(對面)보고나 서면보고도 많이 줄었다. 보고서를 보고 의문이 나면 실무자인 과장들에게 직접 전화를 건다. 취임 초기 장관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 턱이 없는 직원들이 직접 전화를 받고 혼비백산한적도 있었다고 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집단적 타성 제거 이외에도 공무원·공급자 중심의 행정관행이 많이 개선됐다”며 “앞으로도 중점 추진과제를 추가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뚝심 추진력 정평…법안처리 역대 최고 = ‘시장경제의 파수꾼’으로서 지난해 1월 취임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56). 1년 넘게 국정을 운영해 오면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속도감을 즐긴다는 점이다. 공식석상에서 공정위 업무계획을 발표할 때면 ‘어떤 일을 언제까지 하겠다’고 반드시 시한을 못 박는다. 이를 어긴 적은 한 차례도 없다. 김 위원장이 평상시 “시한을 못 박지 않으면 일의 진행이 한없이 늘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운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형유통업체 평균 판매수수료 공개가 지난해 6월 29일에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대형유통업체와 중·소납품업체 사이의 불공정거래를 해결하기 위한 선결 작업인 유통업체 판매수수료 발표를 상반기 중 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식화했다. 지철호 기업협력국장은 “백화점들이 판매수수료 조사에 협조해주지 않아 실태조사 힘들었는데, 중소기업중앙회에 협력을 요구하는 등 막판까지 강도 높게 추진해 아슬아슬하게 하반기 직전인 6월 29일에 발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마감일을 앞당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공정위 한 직원은 “2달이 걸린다고 보고를 하면 김 위원장은 2주로 기한을 앞당긴다”며 토로하면서도 “학자출신인 전임 위원장들과 달리 관료출신으로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한번 계획한 일은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뛰어나다. 취임 후 물가를 낮추기 위해 공정위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물가기관’이냐는 거센 비난에 맞닥뜨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물가를 낮추기 위해 담합 등 불공정행위를 적발하는 것은 물론 라면의 성분과 원가까지 조사해 발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언론과 여론을 꾸준히 설득했다. 그 결과 최근 비판은 자취를 감췄다.

그의 추진력은 국회에서도 돋보였다. 김 위원장은 역대 위원장 중 가장 많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공정거래법·하도급법·방문판매법·전자상거래법·약관법(2번 개정)·소비자기본법·가맹사업법·표시광고법 개정안과 대규모유통업법 등 총 9개 법안이 통과됐다.

곽세붕 소비자정책국장은 “보통 한해 1~2개 정도의 법안이 통과되는데 작년은 이례적”이라며 “지난해 법개정 수요가 많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국회를 적극 설득했다”고 평가했다. 또 유독 큰 귀를 가지고 있는 김 위원장은 내부에서는 직원들 의견을 경청해 업무에 효율적으로 반영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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