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부처지방화시대 新풍속도…사내커플 늘었다

입력 2012-03-06 15:45 수정 2012-03-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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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인사이드]

“평소 한 커플도 나올까 말까 했는데 지방 이전을 앞두고 올 상반기에만 사내커플 3쌍이 결혼을 앞두고 있어요”

오는 2014년 말 울산으로 이전하는 E공기업은 지방 이전을 앞두고 최근 사내커플들의 깜짝 결혼 발표가 이어졌다. 지난달 한 쌍이 결혼에 골인했고 오는 4월, 6월도 2쌍의 결혼이 예정돼 있다.

본사 지사 다 합쳐봐야 직원이 300명도 되지 않는 E공단에서 사내커플들의 연이은 결혼 소식은 이례적이다.

통상 공기업이나 정부 부처 직원들은 동료와의 결혼을 꺼린다. 부부가 같은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일과 사생활의 범위가 모호해 지고 폐쇄적인 공무원 사회의 특성상 주변 사람들의 눈을 더 많이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이전 시기가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짝을 찾지 못한 결혼 적령기 처녀·총각들이 사내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E공기업 직원은 “미혼들은 울산으로 내려가면 배우자를 만날 기회와 배우자 선택의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최근 사내커플을 선호하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시로 이동하는 정부 부처에서도 사내커플이 늘었다. 지방으로 이전하지 않고 잔류하는 부처로의 ‘탈출 러시’도 끝나 이제는 진짜로 내려갈 사람만 남은 상태에서 최근 사내커플이 늘어난 것이다.

오는 12월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획재정부 한 공무원은 “공식적으로 집계되진 않았지만 2009년 5~6쌍에 불과하던 사내커플이 2012년 현재 기준 10쌍으로 늘어 불과 2년여 기간 동안에 배가 됐다”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가 세종시로 이전할 최종 부처와 공공기관을 확정하는 고시를 2010년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세제실에서 근무하는 어여쁜 아내와 결혼해 2012년 재정부 사내커플 1호가 된 최장원 재정부 예산실 사무관은 “혼수 등 결혼 준비도 타지인 세종시보다는 이곳에서 준비하기가 수월해 지난 1월 식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세종시로 이전하기 전 임시로 기거하기 위한 전셋집을 얻기 위해선 최소 1년 계약을 맺어야 해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는 것.

그는 또 결혼을 앞둔 주위의 사무관들이 가족과 지인이 있는 수도권에서 식을 올리기 위해 최근 결혼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시 커플 소개팅’도 인기다. 세종시로 내려갈 부처에서 근무하는 이들끼리 좋은 인연을 소개해 준다는 것. 중앙공무원들은 행시에 합격한 후 배치되기 전까지 1년간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아 부처에 상관없이 친해져 만남을 이어가는데 외모, 성격 외에도 소개팅 시 상대방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부처에서 근무하는지 여부도 고려 대상이라는 것이다.

세종시로 부부가 같이 내려가게 되면 주말 부부를 할 필요가 없고 집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돼 생활비도 줄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한편에서는 사내커플들은 수도권에서 출퇴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한 지방에서 자식을 낳고 실제로 정주해 살 가능성이 높은데도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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