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 흥망성쇠의 비밀] ② 자만은 실패의 지름길…영원한 1등은 없다

입력 2012-01-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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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 포털사이트 1위를 고수하던 야후와 전자업계를 평정하던 소니, 세계 PC 1위를 자랑하던 휴렛팩커드(HP)의 실패 원인은 자만과 전략의 실패였다.

야후는 종합미디어기업을 꿈꿨지만 획기적인 전략이 없는 변신은 결국 회사의 존립을 위험하게 만들었다.

야후는 1990년대 광고로 벌어들인 돈을 미디어 기업으로 변형에 쏟아부으면서 정작 정보·기술(IT) 기업의 핵심인 기술 개발에는 소홀했다.

▲캐롤 바츠 전 야후 CEO는 지난해 9월 경질됐다.

야후는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능력있는 프로그래머를 영입하는데도 실패했다.

야후가 미디어 사업에 한눈 팔린 사이 마크로소프트(MS) 구글 페이스북 등 후발주자들이 야후를 따라잡았다.

구글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며 검색 시장 1위로 도약했다.

TV등 가전기기에서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던 소니 역시 욕심이 과했다.

소니는 주력 사업을 뒤로하고 사업확장에 주력했고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재무 상태는 급격히 악화했다.

소니는 1989년 미국 콜롬비아픽처스엔터테인먼트를 사들이며 영화사업에 뛰어들었고 2004년에는 MGM을 5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본업은 제쳐둔 채 곁길로 샜다.

이는 수익성 악화는 물론 기업의 정체성마저 애매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소니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돼 회장과 사장직을 겸임해온 하워드 스트링어 사장. 블룸버그.

리더십이 무너지면서 소니BMG의 루트킷 사건에서 최근 플래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의 해킹 사건까지 악재도 이어졌다.

애플의 음원서비스 아이튠스에 경쟁할 커넥트(Connect) 서비스는 결국 실패했고 게임콘솔 시장을 선도했던 플레이스테이션도 예전 명성을 잇지 못하고 있다.

소니가 야심차게 내놓은 광디스크 ‘UMD’와 메모리스틱은 이제 거추장스러운 유물 취급을 받고 있다.

소니는 또 2007년에는 고성능 무선통신 와이파이를 탑재한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했지만 3세대(3G) 접속 기능을 갖추지 못하면서 결국 실패작이라는 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HP는 창업자인 데이비드 팩커드와 빌 휴렛이 각각 지난 1996년, 2001년 사망한 이후 잦은 사업 방향 변경으로 흔들리고 있다.

HP는 지난 2002년 189억달러에 컴팩을 인수했지만 결국 이는 PC사업을 내다보지 못한 전략적인 실패가 됐다.

▲레오 아포테커 전 HP CEO는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9개월 만에 이사회에 의해 경질됐다. 블룸버그.

지난해 레오 아포테커 전 CEO의 PC사업 철수 선언은 HP의 신뢰성에 타격을 입힌 결정적 사건이었다.

아포테커의 뒤를 이어 CEO에 오른 멕 휘트먼는 결국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PC 사업을 버리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HP는 지난 2010년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겠다며 PDA업체 팜을 인수해 모바일 운영체제(OS) ‘웹OS’를 확보했지만 충분한 기술 개발 부진으로 1년 만에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자만으로 인한 ‘정체’와 무리한 사업확장은 결국 기업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용어설명: 루트킷(Rootkit) 사건

복사 방지 기술이 채용된 소니 BMG의 CD를 통해 사용자의 컴퓨터에 루트킷이 설치됐던 문제. 사용자의 컴퓨터 보안을 취약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가 사용자의 동의 없이 설치된 것이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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