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ETF시장 건전해지려면…

입력 2011-12-28 11: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안투자(AI) 운용본부 시스템운용부분장

2011년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에게 역동적인 한 해였다. 특히 한국 ETF 시장은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50여 개의 신상품이 상장돼 2010년 말 62개였던 상품의 개수가 102개로 늘었고, 순자산 규모는 4조원(2011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ETF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평균 5배 넘게 증가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규모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글로벌 ETF 시장의 성장세도 지속됐다. 글로벌 주가 하락으로 자산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500개가 넘는 다양한 신상품이 소개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ETF시장의 진화는 계속됐다. 변동성 ETF, CTA ETF, 하이일드채권 ETF 등의 신규 상품이 소개됐으며 기존 상품 중에서는 배당주 ETF, 이머징마켓 ETF, 하이일드 채권 ETF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대안투자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던 상품군이었다.

올해 국내 시장의 최대 화두도 역시 변동성이다. 파생상품을 활용한 인버스 ETF, 레버리지 ETF가 관심을 받았으며, 대표적인 마켓타이밍 상품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3월 일본의 대지진과 유로존 부채 문제 등이 불거진 위기의 순간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시련이었지만 발 빠른 일부 ETF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수익 창출의 기회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렇게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점 늘어나는 다른 한편에서는 ETF시장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와 한계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일부 ETF 상품의 거래대금이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장기투자 상품으로서의 저변이 확대되기 보다는 단기 트레이딩 관점의 매매 수요가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대중의 우려와 관심은 ETF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홍콩의 사례를 들어 보겠다. 유럽에서 대중화에 크게 성공한 스왑계약을 이용한 합성(Synthetic) ETF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이후, SFC는 리스크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업계의 표준을 강화시키고 있다. 지난 8월 홍콩금융감독원(SFC)는 10월 말까지 합성ETF에 대한 위험관리 강화방안으로 담보비율을 올해 10월 말까지 120% 이상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일부 운용사들은 자진하여 담보비율을 맞추거나 일부는 해당 상품을 상장폐지하는 방향으로 질서가 잡히고 있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투자상품의 개발과 진화의 속도에 맞추어 감독당국도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상장 및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투자자들이 올바른 투자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스왑 등 파생상품을 이용한 상품은 유가증권에 직접 투자하는 기존 방식의 ETF 상품과는 별도로 분류해 감독 및 관리 규정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수익이 있는 곳에 위험이 있다. 이 상품이 ‘좋다’, ‘나쁘다’의 구분 짓기나 특정 상품이 ‘단기투자’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가치판단에 따른 규제는 글로벌한 금융환경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사례를 든 다양한 해외 상품에 직접 투자할 방법을 갖고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며 금융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규제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국내 ETF 시장도 더욱 발전적인 잣대와 기준에 의해 평가를 받고 규제가 필요한 시점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글로벌 투자상품에 접근이 가능하도록 발전하는 시장 여건에서 어떻게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자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하고 건전한 정보 공개, 동시에 투자자를 교육 프로그램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필자는 거래소와 관계 당국의 심사숙고를 거쳐 더욱 발전된 형태의 신상품이 시장에 소개될 것으로 기대한다. ETF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자기혁신의 결과물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저변 확대에 사용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 ETF가 활용되기를 희망한다. 또 외국계 ETF 운용사의 국내 진입과 국내에 그 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이머징 마켓 상품 등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소개되어, 투자자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그 저변이 확대되길 바란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안투자(AI) 운용본부 시스템운용부분장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509,000
    • -0.56%
    • 이더리움
    • 5,295,000
    • +1.67%
    • 비트코인 캐시
    • 642,500
    • -0.7%
    • 리플
    • 727
    • +0.83%
    • 솔라나
    • 233,400
    • +0.86%
    • 에이다
    • 628
    • +0.64%
    • 이오스
    • 1,129
    • +0.36%
    • 트론
    • 155
    • -0.64%
    • 스텔라루멘
    • 150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300
    • +0%
    • 체인링크
    • 25,990
    • +5.14%
    • 샌드박스
    • 605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