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괴물과 ‘맞손’… 새국면 접어든 특허전쟁(종합)

입력 2011-12-12 10:22 수정 2011-12-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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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와 전세계에서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미국의 특허괴물과 손잡았다. 자신은 뒤로 빠진 채 경쟁업체들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글로벌 특허소송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향후 어떤 대책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12일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특허 괴물’ 디지튜드 이노베이션(Digitude Innovation)과 손을 잡고 이 회사에 특허권을 양도했다.

디지튜드 이노베이션은 특허권만 보유한 채로 제조업체들을 공격해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아내는 ‘특허 괴물(patent troll)’이다.

애플은 올 초 껍데기 회사를 통해 여러 건의 특허권을 이 회사에 이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애플이 특허괴물을 용병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2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총 4건의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삼성전자·LG전자·HTC·노키아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제소했다. 이 중 2건이 애플로부터 받은 특허다. 제소 대상에서 애플의 이름은 빠졌다.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한 특허전에서 직접 발을 빼며 회사 이미지 제고를 노리는 동시에 애플에게 특허권을 양도받은 특허괴물을 이용,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대한 전방위 공격을 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애플 스스로 법정에 가지 않고도 원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직접 소송에 나섰다가 패배할 경우 거액의 손해배상을 해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애플코리아의 특허침해 금지 소송 4차 심리에서 “애플 측의 특허침해로 삼성은 최저 10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김성기 변리사(한국국제지적재산보호협회장)는 “제품이 없는 특허괴물을 통해 공격을 가하면 반격을 당할 위험이 없다는 점 때문에 애플이 이같은 전략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한 소송내에서 다른 소송을 제기하는 반소의 경우 불가능하지만 애플을 상대로 여전히 별도의 판매금지 소송 등은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애플의 전략이 경쟁사의 반격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특허공격에는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특허를 문제삼고 공격해 오면 반드시 그에 따른 응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특허괴물을 통한 공격에 나설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는 “회사 전략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 9일 독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토로라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이날 모토로라가 애플이 자사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4월 제기한 애플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모토로라의 손을 들어줬다.

같은날 호주 연방법원도 애플이 “갤럭시 탭 10.1이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소송을 받아들인 1심 결정을 뒤집어 “판매 금지할 이유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앞선 지난 2일 미국에서도 애플이 제소한 삼성전자 갤럭시S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됐다.

이처럼 경쟁사와의 특허전쟁에서 연이어 패배하면서 특허괴물을 통한 용병 전략으로 변화를 꾀한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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