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겨울철 사고 예방 왕도 없다

입력 2011-12-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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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환 소방방재청장

겨울은 춥지만 포근한 낭만이 넘치는 계절이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흰눈은 설레임과 희망을 준다. 그리고 어린 시절 추운겨울 화로에 고구마를 구워먹던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겨울은 안전사고의 사각(死角)지대이기도 하다. 난방을 위해 난로, 전기매트 등 전열기 사용이 늘면서 취급 부주의로 발생하는 화재, 겨울산의 정취를 느끼고자 산에 갔다가 미끄러지거나 조난으로 발생하는 산악사고, 눈길과 빙판길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등이 대표적인 겨울철 안전사고다.

최근 제주도의 주택에서 사용 중이던 전기매트에서 불이 난 사고가 있었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처럼 대부분의 가정에서 보관 중이던 전기매트를 꺼내 점검 없이 사용하다 화재로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겨울철 화재의 24%가 전기적 원인과 부주의로 발생하고 있다.

겨울철 가정에서 화재를 예방하려면 전열기를 고온으로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전기 · 가스난로 등을 켜 놓은 채 자리를 비우지 말아야 한다. 콘센트를 사용할 때 문어발식으로 꽂아 쓰지 않도록 하고, 가정마다 신발장 옆에 소화기를 갖추고 반드시 사용법도 알아둬야 화재 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이 겨울방학으로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불장난 등으로 인한 화재도 주의해야 한다. 집안의 성냥 · 라이터 등 화기취급에 주의하고, 이번기회에 아이들과 함께 화재 시 대피요령을 습득하여 ‘우리 집 안전부터’ 챙기는 것도 화재 예방을 위한 지름길이다.

산행의 계절이 없어진지 오래다. 특히 눈 내린 겨울산의 정취를 만끽하고자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종종 길을 잃고 조난되거나 빙판에 미끄러져 큰 사고로 이어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무엇보다 겨울산행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체온유지와 조난이다. 재킷이나 바지, 등산화는 방수와 방습이 잘 되는 것으로 준비하고, 여벌의 옷을 챙겨 땀이 나면 갈아입고 쉴 때는 덧입는 등 체온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땀 등으로 옷이 젖으면 마른 옷에 비해 현저하게 체온을 빼앗겨 동상이나 저체온증에 걸리기 쉬우니 땀에 많이 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더욱이 온 산이 눈으로 덮이면 간혹 시야를 교란시켜 길을 잃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는 당황하지 말고 아는 길까지 되돌아오고 여의치 않으면 구조 신고 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겨울산행에 나설 때는 행선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고, 가고자 하는 산의 기상상황, 산행코스 등을 철저히 파악하고, 아무리 당일 산행이라도 만일을 대비해 고열량 비상식과 뜨거운 차 등을 담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 때 손전등·휴대전화의 예비배터리, 구급약품도 잊지 말고 챙기고, 산 중간 중간에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전주, 위치표지 목을 봐두는 것도 안전산행에 도움이 된다.

겨울에는 잦은 눈과 결빙으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장거리 여행을 계획할 때는 기상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폭설에 대비해 스노우체인·타이어 등 월동 장구를 철저히 갖추는 것이 좋다. 지난 2006년 3월 중부지방 폭설이나 올 1월 강원 폭설처럼 많은 눈이 내리면 고립될 수 있으므로 연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비나 눈이 내리면 감속운행 하는 등 안전운전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할 때이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모든 안전사고는 남의 일이다. ‘설마 내가... ’, ‘나는 아니겠지...’하는 안일한 마음이 사고를 부른다. 사고예방을 위해선 왕도가 없다. 나부터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해도 작은 틈을 비집고 사고가 난다. 올 겨울에는 그 작은 틈도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안전에 대한 고삐를 단단히 조여 단 한건의 사고 없는 겨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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