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좁아진 취업문 대졸구직자 한숨

입력 2011-10-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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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채용 열풍 문제없나]②끊이지 않는 역차별 논란

최근 일고 있는 고졸채용 열풍은 상대적으로 역차별 논란을 끊임없이 유발하고 있다. 각각 인력난과 구직난에 빠져 있는 중소기업과 대학(예비)졸업생들은 고졸채용 열풍이 달갑지 않다.

현재도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등은 대기업 등에 편향된 고졸채용으로 구인난이 가중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취업문이 좁아져 버린 대졸자들도 자칫 ‘역차별’을 당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9월 101개 지방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58.1%가 현재 ‘사상 최악의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과거 심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47.4%였고 ‘지금이 가장 심하다’고 대답한 기업도 10.5%에 달한다.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졸 고학력 직원을 채용하기 힘든 중소기업은 고졸자 채용으로 인력을 채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중소기업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구인난이 대기업의 고졸채용 확대로 더 확대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견 제조업체 A사 관계자는 “대기업 문이 열렸는데 중소기업이 학생들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느냐”며 “우수한 고졸 구직자들도 대졸자처럼 눈높이가 높아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고졸채용 확대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고졸자들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대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채용 규모는 전체에서 봤을 때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며 “고졸채용 분위기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졸채용 확산의 ‘풍선효과’를 걱정하는 대졸자들의 한숨도 깊다. 일자리 수는 정해져 있는데 고졸자의 몫이 늘어난다는 것은 반대로 대졸자의 몫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공공기관이 고졸 할당제까지 들고 나오면서 ‘역차별’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국 553개 고등교육기관의 평균 취업률은 58.6% 수준에 불과하다. 대졸자 10명 중 4명 이상이 백수인 셈이다. 2000년 23만명, 2008년 26만8000명이었던 대졸 이상 실업자는 올 상반기 35만명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대졸 구직자 염성은(28·여)씨는 “정부에서 대졸 실업문제 해결 없이 고졸 채용을 밀어붙이는 것은 지금 대졸 백수는 포기하겠다는 의미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구직자 천모(29·남)씨도 “결국 더 나은 조건이라도 고졸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것인데 우리가 그럴 만큼 여유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졸자 내에서의 역차별도 문제다. 최근의 고졸채용 범위를 놓고 상업계열과 공업계열 학생간 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기업들은 즉시 업무가 가능한 상업계열 학생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금융감독원 인사 담당자는 “지원 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공고보다 상고출신 위주로 뽑는다”고 말했다.

최근의 고졸채용 논의가 직업교육과 산업수요간 매칭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지나치게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 치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대학 진학보다 취직을 염두하고 있는 인문계고 학생들은 박탈감이 더 크다.

서울 Y고 3학년 이문철씨는 “인문계에 진학했지만 애초 대학은 염두하지 않고 취업을 준비했는데 사실상 인문계를 졸업하면 취직이 더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있었다면 망설임없이 전문계로 진학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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