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廣場에서] 문재인에게 묻습니다

입력 2011-10-14 13:06 수정 2011-10-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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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오셨더군요. 반가웠습니다.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더군요. 시민참여 콘서트로 진행된 유세 ‘시민이 시장이다’ 첫 번째 손님은 그렇게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선거판에서 마이크를 잡고 유세하는 건 생전 처음”이라는 떨림은 곧장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동지이자 평생 친구였던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첫 심판대였던 10.28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 때는 왜 그러지 않으셨는지, 성지로 자평한 4.27 김해 국회의원 보궐 선거는 왜 또 외면하셨는지에 대한 반문이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부산·경남의 재야인사들이 양산 집 앞에 천막을 치고 후보로 나서줄 것을 촉구한 일 말입니다. 송인배 후보 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리고도 유세에 나서지 않자 안희정, 백원우 등 친노 핵심인사들이 납치하다시피 유세장으로 모셨음에도 발길을 돌렸던 일 말입니다. 그랬습니다. 당신의 한마디가 간절했지만 끝내 외면했고 시민의 실망은 야권의 패배를 낳았습니다. 그렇게 양산 재선거의 상징성은 퇴색됐습니다.

4.27 김해 보궐선거는 어땠습니까. 민주당과 참여당이 옥신각신할 때 막후 조율을 통해 후보단일화에 관여했습니다. 그럼에도 그 흔한 지원유세 한번 나서지 않았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묻힌 김해를 진정한 민주화의 성지로, 파란 색으로 도배된 지역패권주의에 노란 깃발 하나로 균열을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그렇게 놓아버렸습니다.

책임론의 화살이 유시민 참여당 대표를 직격하고 친노 진영 전체로 비화될 즈음 ‘대망론’이 등장했습니다. 우연치고는 너무나도 각색 잘 된 드라마 같았습니다. 이후 혁신과 통합이 발족하고 상임대표로 자리했습니다. 야권 통합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주도권 경쟁도 한층 격화됐습니다. 사실상 혁신과 통합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후보로 올라서자 이제야 유세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먼 길 마다않고 달려오면서 말입니다.

측근 인사는 그러더군요. “거리유세는 물론 후보가 원하는 모든 형태의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입니다. 양산과 김해는 왜 그러지 않았느냐고 반문하자 “왜 지난 얘기를 하느냐”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슬프고 미안한 마음에 어떻게 표를 달라고 했겠느냐”며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때 ‘이제 희망을 말하자’고 하면서 본인 스스로 아픔에서 벗어났다”는 말도 이었습니다.

또 다른 측근은 “(양산, 김해 선거) 당시에는 정치인들의 역할이라고 봤다”며 “이젠 기존 정치권에만 맡겨놓을 수 없는 상황이고, 통합에 매진해야 하는 역할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총·대선 길목에 선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내고, 야권 통합을 실질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뛰어든 것이란 설명입니다.

우연이겠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번 선거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선거는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그간의 원칙을 사실상 뒤집고 말입니다. 한나라당은 이전에도 각종 선거 때마다 박 전 대표에게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대답은 같았죠. 그래서 “정치 전체의 위기”라는 대답은 옹색하게 보일 뿐이었습니다. 박 전 대표를 보면서 문 이사장이 떠오름은 왠지 우연 같지 않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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