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도 가격도 별로…일본車의 굴욕

입력 2011-10-11 16:22 수정 2011-10-1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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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스바루 등 국내 수입차시장 판매 동반 부진…리콜 탓 신뢰도 ↓·엔고 탓 가격 ↑

일본 수입차 업계가 최근 빠르게 몰락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출범 초기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 아래 3000㏄ 이상 고급 대형차 중심으로 수입이 개방됐다. 일본 수입차는 이때부터 이른바 ‘프리미엄 브랜드’에 편승해 ‘고급차’임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국산차에 비해 품질이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2008년 ‘리먼 쇼크’로 인한 극단적인 엔고 현상까지 맞물려 빠르게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용두사미 꼴이 된 일본 7대 브랜드 = 한국수입차협회 기준으로 2011년 현재 국내 수입차시장에는 일본의 5개 업체의 법인이 7개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시장에 일본차가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 것은 지난 2001년 일본 도요타가 자사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를 출시하면서 부터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SK를 비롯해 동양고속 등 걸출한 딜러들을 선정하는 등 국내 수입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초기의 일본차는 승승장구했다. 렉서스는 단숨에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수입차시장의 베스트셀링 브랜드로 등극했다.

적절한 가격과 편의장비를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렉서스의 성공은 이후 또 다른 일본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을 촉진하는 도화선이 됐다.

렉서스의 성공에 작극받은 혼다는 서둘러 한국 출시를 결정했다. 일본 본사가 98%를 투자하고 한국법인장이 2% 지분참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한국 수입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혼다코리아 역시 단숨에 베스트셀러 모델에 어코드와 CR-V 등의 이름을 올렸다.

이후 한국닛산도 인피니티와 닛산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앞세워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0년대 초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이들 브랜드와 달리 미쓰비시는 출시 3개월 만에 리먼 쇼크를 만나 브랜드 출범과 동시에 고초를 겪었다. 결국 총판권을 쥐고 있던 대우자동차판매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미쓰비시의 한국 판매법인인 MMSK는 현재 공중분해됐다.

지난해 부산모터쇼에 맞춰 론칭했던 스바루코리아도 위상이 급락하고 있다. 스바루 한국법인인 스바루코리아는 최근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감원하면서 사실상 한국시장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 브랜드별 악재 도미노, 결국 셧아웃 = 일본차의 몰락은 2000년대 후반부터 예고됐다. 일본 도요타의 경우 혀를 내두를 만한 품질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으나 2009년 불거진 대규모 리콜사태로 성장세가 꺾였다.

혼다코리아 역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한때 2개 모델을 앞세워 각각 500대씩 월 판매 1000대 이상 판매해 온 혼다는 최근 5가지 안팎의 모델을 내놓고도 월 판매량은 15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미쓰비시의 몰락 역시 예고된 일이었다. 지난 2008년 출범한 미쓰비시 한국법인 MMSK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입차 시장 전체가 극단적인 침체기에 빠져들면서 월 50여대 안팎의 판매를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다.

스바루코리아 역시 월 20대 안팎의 저조한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스바루코리아는 고려제강이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한국법인이다.

반면 한국닛산의 경우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를 앞세워 한국시장에 진출했고 이후 빠르게 시장상황을 파악해 닛산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시장 상황을 적절히 파악해 최근 3세대 큐브를 적정가격에 시판하는 등 일본차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일본차의 몰락은 각 브랜드별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요타의 경우 대규모 리콜사태가 원인이 됐다. ‘한국 시판 모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자동차성능연구소의 계속 된 결함조사 끝에 명백한 가속페달 결함이 증명됐고 국토부가 강제리콜을 발표하기 직전 자발적 리콜을 발표했다. 이후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혼다코리아 역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 차량보다 더 많은 모델을 올 한해 리콜하면서 ‘제2의 도요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혼다의 품질저하로 인해 일본차는 ‘올 한해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많이 리콜된 차’라는 오명도 안게 됐다.

스바루의 경우 경쟁 모델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데다 한국시장을 멀리 내다보지 못한 방만한 경영이 근본 원인으로 분석된다.

◇ 앞서가는 독일차에 가려 어두운 그림자만 = 일본차의 부진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독일차의 모습과 확연히 대비된다. 지난 9월 독일차 업체들은 사상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반면, 일본차들은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9월 1174대를 판매,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서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벤츠코리아 역시 국내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월 판매량 2000대를 돌파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같은 기간 1383대를 판매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차 업체들은 혼다코리아가 153대, 인피니티가 132대, 스바루가 21대로 연중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형 박스카 큐브를 앞세운 한국닛산 만이 8월에 이어 9월에도 604대 판매로 월간 판매 신기록을 잇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입차의 경쟁력 약화를 비단 엔고 현상과 동일본 대지진 등에 국한할 수 없다”고 말하고 “국내 수입차시장은 독일차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같은 추이는 변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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