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분노시위, 美 정치판으로 비화

입력 2011-10-1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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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시위대 지지...차기 대선전 활용

금융기관의 탐욕과 부패에 항의하는 ‘월가 점령’시위가 4주째로 접어들면서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의회선거위원회(CCC)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와 이메일을 통해 시위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며 시위대의 목소리를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전에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태세를 보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갈수록 심화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시위대를 지난 대선에서의 ‘풀뿌리 열정’을 소생시키는 불쏘시개로 삼겠다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공화당은 시위대를 애써 무시하면서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 중심에는 오바마 재임기에 대중적 논쟁을 독점했던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의 자리를 이들에게 내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월가 점령 시위대는 처음부터 정치와 철저하게 무관함을 강조했고 정치권으로부터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청년 실직자들이 주축이 된 이들은 티파티와 달리 정당이나 언론, 기부단체 등 어떤 기득권 세력과도 연계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위대가 제기하는 여러가지 사회적 병폐를 마치 당 내에서 먼저 제기했던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CCC는 “뉴욕과 세계 전역에서 시위대가 모여드는 것은 억만장자와 거대 석유회사, 은행 경영자 등에게 1%의 상위 소득계층이 메인스트리트(99%의 하위 소득계층)의 미국인에게 부당한 경제정책을 강요하거나 서민들의 복지정책을 축소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공감을 표시하는 민주당과 달리 시위대를 무시하면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CCC는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시위대를 ‘폭도’라고 한 발언도 강하게 질타했다.

캔터 대표는 지난주 “시위대가 폭도로 변질되면서 미국인들 사이 대결의 함정으로 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일 “월가 시위는 미국인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 밝혔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시위의 핵심은 미국인들이 시스템이 공평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에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가세했다.

펠로시 대표는 지난 9일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나는 그들이 직업이 없는데 화가 났다고 본다”며“가족을 부양할 수 없거나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보다 더 화나는 일은 없다”고 전했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시위대가 ‘계급투쟁’의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허먼 케인은 “시위대는 반 자본주의와 반 시장주의자들”이라고 공격했다.

티파티는 성명에서 “그들과의 유일한 공통점은 월가의 구제금융을 반대하는 것 뿐”이라며“시위대를 자신들과 비교하는 것은 ‘모욕’이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시위대는 보통의 미국인들에게 엘리트 권력에 대한 환멸감을 표시하고 자신들에게 아무런 희망이 없음을 알리는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시위대의 웹사이트에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유일한 것은 우리가 1%의 탐욕과 부패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99%라는 사실”이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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