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당장 사퇴하라

입력 2011-07-27 10:47 수정 2011-07-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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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좌지우지 횡보 도 넘어.. 정부 재계 언론 소통 가로막아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에 대한 재계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정 부회장의 독단적인 운영으로 전경련이 흔들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경련의 조직을 살리고,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당장 그만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힘든 여건 속에서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정 부회장에 대한 얘기는 온통 질타 뿐이다. 전경련 회장보다 상근부회장이 더 권위적이고, 전경련 사무국은 상근부회장의 ‘사조직’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정병철 부회장의 성과 이름을 따서 전경련을 ‘정경련’ 혹은 ‘정병련’이라는 비아냥도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재계 총수도 아닌 경제단체의 사무국 업무를 담당하는 상근부회장에게 왜 이런 질타가 쏟아질까.

문제의 원인은 정 부회장 스스로에게 있다. 정 회장이 전경련을 좌지우지하며 회원사 이익 증대가 아닌 자신의 ‘힘’ 늘리기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올 들어 전경련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기한 초과이익공유제 추진과 기업별 동반성장지수 발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언급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등 잇달아 쏟아져 나온 현안에도 사무국이 적절하게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병철 부회장은 지난 4월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 공동대표 자리를 꿰차고, 특정 업체에 대한 시민단체 불매운동으로 전경련과 갈등을 빚었던 한국광고주협회 회장까지 맡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경련 사무국이 그동안 초과이익공유제 논란 등에 대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상근 부회장 감투만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냐”고 꼬집었다.

정병철 상근 부회장 소통능력에 대한 불만도 잇따른다.

올 초 전경련 회장단 회의 브리핑에서 전경련 위상이 떨어졌다고 지적하는 기자들을 출입정지시키고 싶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재계와 정부 그리고 언론과 소통해야하는 데도 자신의 사조직인 것 처럼 출입정지 운운하는 발언은 언어도단이다.

최근에도 허창수 회장의 출입기자 간담회가 끝난 후 올해 제주포럼에는 기자들을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회장단 회의 브리핑에서 그의 발언은 항상 문제가 됐다. 브리핑 내용의 의문점이나 재계와 정부의 관계에 대해 묻는 하는 기자들에게 “그게 말이 되냐, 누가 그런 소리를 하더냐”라며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평범한 일상이 됐다.

대기업 한 임원은 “상근 부회장 임무 가운데 중요한 것은 국민과 소통, 즉 언론과 소통하는 것”이라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보면 과연 전경련 상근 부회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자신에게 좋지 않은 얘기는 귀를 닫고 있다”고 한탄했다.

올 초 전경련의 새로운 수장을 뽑는 과정에서 나타난 발언의 신뢰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7월 이건희 삼성회장과 전경련 회장단의 승지원 회동 당시, 정 부회장은 이 회장의 전경련 회장 수락과 관련, “이 회장이 시간을 두고 검토해 보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자 전경련은 “검토해 보겠다는 게 아니라 이 회장이 ‘염화시중의 미소’로 답했다”며 말을 바꿨다.

이 회장이 기자들과 공항에서 만나 전경련 회장에 뜻이 없다는 것을 수차례 밝혔을 때도 정 부회장은 “이 회장이 3~5개월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해 삼성 측이 부인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전경련 상근 부회장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재계에서는 상근 부회장 교체 등 사무국 운영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정병철 부회장 스스로 그만두는 게 전경련과 재계에 대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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