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코어를 줄여주는 골프화'...시노마

입력 2011-07-26 11:59 수정 2011-07-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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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화 달인’ 앤제화 안시노 대표이사

“골프화는 미끄럼 방지 등 기능성이 우선돼야 합니다. 5시간 이상 언덕을 오르내리는 골퍼들에게는 라운드한 뒤에도 발이 편안하고 건강을 유지해야 명품 골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43년 동안 한우물만 판 ‘제화 마스터’ 안시노(59) 시노마골프 대표는 “골프화가 자신의 발에 잘 맞아야 스윙도 좋아지고 스코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이 때문에 사이즈에 잘 맞는 것을 골라야 하고 발 보호를 위해 소재는 천연가죽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가락이 신발 끝에 닿지 않고 앞뒤에 약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 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절대로 겉모양만 보고서 골프화를 선택하면 후회를 한다는 것. 이는 국산과 수입화의 라스트(구두골)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발등이 높고 앞쪽이 두툼하며 넓적하게 생긴 반면 미국 등 서양인의 발은 칼발처럼 길고 등이 낮다는 것. 따라서 발모양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외제 골프화가 좋다고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충남 청양 태생의 그는 학교졸업 후 서울로 상경, 칠성제화에 입사했다. 허드렛일을 하면서 어깨 너머로 날밤을 세우며 풀칠부터 미싱, 패턴 뜨는 것 까지 모두 38가지의 공정을 모두 익혔다. 틈나는 대로 드럼과 유도를 취미생활로 했다.

76년 군제대 신고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군복을 입은 채로 금강제화에 면접을 봐 합격했다. 금강제화는 직원이 1만8천명이 됐고 주로 일본으로 신사. 숙녀화를 수출할 때였다. 첫 월급이 3만5천원. 방세내고 입에 풀칠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회사의 개선업무서클의 팀장을 맡았고 8개월이 지나 8만원으로 봉급이 올랐다. 금강제화에서 QC활동을 전개하면서 그는 임원의 신임을 받아 후에 큰 도움을 받는다.

그의 부친은 일제시대 때 유명한 목수였다. 손재주를 물려받은 탓인지 여성화 디자인과 패턴에서 돋보였다. 눈썰미도 남달랐다. 하지만 구두를 만들면 만들수록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특히 인솔을 부착한 립(rib)에 갑피, 웰트, 아웃솔을 모두 꿰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손에 굳은 살이 베고 험해지면 질수록 자신도 모르게 기술은 쌓여갔다. 모든 공정을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자 ‘홀로서기’를 결심했다.

89년 회사를 설립했다. 제품은 전량 금강제화로 납품하는 조건으로 본사에서 대출은 물론 기계를 사줬다. 행운이었다. 14년간 납품했다.

“원 없이 돈도 벌어봤죠. 직원이 58명이나 됐어요. 이탈리아에 가서 최고급 기계까지 들여왔으니까요.”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1998년 친구에게 빌려준 어음. 그때까지 모아 놓은 부동산을 한방에 날렸다.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고향 선배가 들려준 한마디에 재기를 꿈꿨다. ‘잔에 술을 부으면 넘친다. 넘쳐흐르는 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생각하라고 충고했다는 것이다.

제화 달인들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적은 인원으로 할 수 있는 골프화를 만들기로 사업 아이템을 바꿨다. 공장과 사무실 건물을 다시 올렸다. 새벽 5시면 일어나 연구에 몰두했다. 라스트를 개발하고 디자인과 패턴도 직접 떴다.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외국의 명품 골프화는 모두 수거해 잘라보고 장점을 분석하며 오로지 골프화 제작에 매달렸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시노마골프화다.

골프화는 기계화로 작업을 하더라도 손을 거치지 않고는 작업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구도 장인이 없으면 좋은 구두를 만들기가 쉽지가 않다는 얘기다.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함께 좋은 재료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신소재가 있다고 하면 만사 제쳐 놓고 달려간다. 앤제화는 골프화외에 등산화, 안전화도 생산하고 있으며 타조와 악어가죽 등 특수 골프화도 주문 제작한다.

“기술력은 갖고 있으니 브랜드를 키우는 게 목표죠. 숙련공을 보유한 시노마골프는 그런 점에서 희망이 있다”는 안시노 대표는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한국의 골프선수들이 우리 골프화를 신을 수 있도록 최상의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소원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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