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가전업체 밀레 "한·EU FTA에도 가격인하 없다"

입력 2011-07-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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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회장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

독일 가전업체 ‘밀레’가 한·EU FTA 시행에도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마르쿠스 밀레 독일 본사 공동회장은 20일 역삼동 밀레코리아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EU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 시행과 관계없이 프리미엄 가격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쿠스 회장은 “밀레는 타사 수입제품들이 30~40% 제품 가격을 높일 때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는 등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해왔다”며 “지난 5년간 가격유지정책을 펼쳐온 밀레는 올해도 가격을 변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밀레의 가격 결정은 유럽산 수입 가전제품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TA 시행 후 화장품·가방 분야의 명품 브랜드가 가격인하를 발표한 상황에서 가전업체의 명품브랜드로 꼽히는 밀레가 가격동결 의사를 굳혔기 때문이다. 수입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다른 기업이 어떤 가격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국내 가전제품 시장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밀레는 행사장에 신제품으로 전시한 ‘아이스 앤 파이어(ICE & FIRE)'로 앞으로 펼칠 프리미엄 정책을 확실히 보여줬다. 제품 디자인이 아이스는 은장·파이어는 금장으로 입히는 등 중동의 왕족·아시아 거부를 상대로 제조된 제품이다. 제품가격이 세트 당 6000만원 이상으로 최고급 명품 가전에 속한다. 밀레가 그동안 한국에 공급해온 제품은 2000만~3000만원 수준의 중상급 제품이었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이사는 “다른 가전업체들이 밀레와 같은 유럽산이라는 이유로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밀레와 경쟁할 것처럼 홍보전을 펼치는 경우가 있다”며 “그것을 압도하기 위해 전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제는 한국에서도 기존 가전제품과 차별화된 최상급 제품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아이스 앤 파이어’ 전시는 제품이 판매되지 않더라도 밀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플래그십 마케팅(flagship marketing·기존에 굳힌 이미지를 하나의 개념으로 보여주는 홍보기법)의 일환으로 전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레가 한·EU FTA를 고려하지 않고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에는 기업정신도 있다. 제품이 가격에 영향을 받으면 완벽한 품질을 구현할 수 없다는 게 밀레의 판단이다. 가격이 높더라도 품질이 최고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밀레가 제품 부품의 60% 이상을 독일에서 자체 생산하는 것도 단가·가격탄력성 등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마르쿠스 회장은 “부품공장 등이 외부로 나가기 시작하면 제품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가격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기본적으로는 가격을 많이 올려놓고 생색내듯 내리는 것보다 가격변동 없이 가는 게 고객에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가격이 당장 인하되기는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검토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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