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또 경영권 분쟁 휘말리나

입력 2011-04-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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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드펀드 지분 늘리자 KT&G 자사주 매입

- 2006년 아이칸 사태와 비슷 … 최근 주가 급등

KT&G가 최근 자사주 200만주(1084억원 규모)를 매입키로 한 것과 관련, 2006년 ‘칼 아이칸’사태의 트라우마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라자드 에셋 매니지먼트가 지난달 17일 KT&G 지분 142만4898주를 매입, 지분율이 7.19%로 상승해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의 지분율(7.45%)에 육박했다.

의결권 기준으로는 라자드측이 7.7%로 오히려 기업은행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는 곧 라자드측이 최대주주 자격으로 경영권을 요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 KT&G의 자사주 매입이 경영권 위협노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T&G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된 것에 대한 대응책”이라며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지분율(57~58%)이 절반을 넘는 회사입장에서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주가부양 요구에 대해 자사주 매입이라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실제로 KT&G 주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2008년 9월 2일 9만8100원이던 KT&G 주가는 지난 15일 5만3400원을 기록, 거의 반토막이 났다.

최근에는 외국담배업체들의 담뱃값 인상 발표에 편승하면서 주가가 6만원대(6만2900원, 28일 종가)를 회복했지만, 아직 외국인 주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정황에 따라 외국인 주주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단순투자목적으로 KT&G 지분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경영권을 위협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006년 칼 아이칸이 KT&G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당시, 단순투자로 지분을 갖고 있던 프랭클린 뮤추얼이 투자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하면서 아이칸과 손을 잡았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분현황(의결권 기준)으로는 기업은행, 우리사주, 국민연금 등 KT&G측 우호지분이 22.8%로 높지만 라자드를 제외한 54%가 넘는 외국인 주주들이 라자드와 손을 잡는다면 KT&G로써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2006년 당시 아이칸의 지분율도 7% 수준이었으며, 당시 주가도 현재와 비슷한 5만원대였다는 점이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욱이 자사주가 당장의 의결권은 없지만 다른 기관에 출연하거나 매각을 하게 되면 의결권이 발생한다는 점도 KT&G의 자사주 매입이 단순한 주주가치 제고는 아닐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KT&G가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라자드 펀드의 최근 행보를 볼 때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성격은 아니다”라면서도 “KT&G 입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든, 만에 하나 발생할 경영권 방어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든 자사주 매입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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