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양정무 랭스필드 사장, “국산 명품 브랜드 만들어야죠”

입력 2011-03-2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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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하나쯤은 제대로 된 국산 브랜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양정무 아이랭스필드 사장(50). 그는 회장 명함을 사장으로 바꾸고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골프용품업계에서 ‘이단아적인’인물이다. 일간지 광고국 출신으로 지격증 시험지를 제작, 발행하는 기업을 운영했다. 6년간 벌어들인 돈을 모아 1992년 골프클럽전문메이커인 랭스필드를 설립했다. 골프계가 국산용품에 대해 겨우 발을 디딜 즈음 중소기업으로써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다.

헤드와 클럽을 제작하고 완제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일본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자신이 제작한 클럽의 사진을 들고 한국에서 처음 나온 국산이라며 일본골프용품연감제작사에 찾아갔다. 그리고 무조건 연감에 넣어 달라고 압력(?)을 가해 국내 최초로 일본연감에 사진과 함께 실린 것이다.

이렇게 양정무 사장은 한번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열정을 갖고 있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국내 프로골프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한국프로골프(KPGA) 챔피언십 대회를 주최한다. 1999년부터 스폰서를 맡아 3년 동안 대회를 치렀다. 하지만 대회 규모나 상금으로 보아 대회를 주최한다는 것은 랭스필드로써는 사실 무리였다.

그러나 그는 골프사업으로 벌어 들인 돈이니까 과감하게 대회에 투자했다. 프로골프발전과 국산 클럽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때 랭스필드는 외국의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골프 브랜드에 맞서 국내 시장 점유률을 15%까지 끌어 올리기도 했다. 하루 매출 1억 원을 돌파해 업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10년 가까이 승승장구하던 그는 그러나 2002년 부도를 맞았다. 무리한 투자와 확장, 그리고 특별소비세 과중 부담과 국내 브랜드라는 핸디캡으로 외상 매출금이 쌓이는 등 어려움에 닥쳤다. 결국 서서히 세인의 기억 속에서도 잊혀져 갔다.

안되겠다 싶어 양 사장은 부도 후 ‘나홀로’ 700달러를 손에 쥐고 미국 하와이에 건너가 1년여 만에 현지에서 랭스필드 클럽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완을 발휘했다. 2005년 국내로 복귀했다. ‘절치부심’그리고 5년이 지났다. 골프 사업과 인연을 맺은 지 20년째. 그 사이 그는 조금 외도를 했다. 철강과 골프장에 몸을 담았다. 그러다가 클럽에 손을 댔다. 다른 사업으로 자금을 마련해 다시 클럽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골프대중화를 위해 중저가를 공급했지만 승산이 없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고가의 금장클럽을 선보인 것입니다.”이것이 드라이버 ‘그랜드마스터 골드’와 골드 아이언 ‘위너’ 브랜드다. 이제 랭스필드는 중저가 브랜드로, 그랜드마스터와 위너는 고가클럽 브랜드로 키워갈 계획이다.

중국 수출을 겨냥해 ‘메이드 인 코리아’로 못박았다. 랭스필드를 알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이 중국산보다 비싸게 팔리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중국에서 랭스필드 ‘짝퉁’이 등장했다.

그랜드마스터와 위너 클럽은 헤드와 샤프트에 한국의 혼을 잘 나타내는 호랑이 문양과 그립은 색동저고리 칼러를 채택했다. 헤드와 샤프트는 진주실버와 황금색 등 2가지. 신제품을 런칭하면서 3개월 동안 클럽을 사용한 뒤 만족하지 않으면 아무 조건 없이 환불해 주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품질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용품 업체에서는 드물게 왼손잡이 전용 클럽도 선보였다.

클럽을 만들면서 골프에 입문한 양 사장의 베스트 스코어는 69타. 전주대 법정대학을 졸업하는 그는 미국 버클리대 경영대학원과 중국 칭화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집에 돌아올 때는 늘 드라이버가 다른 동반자 캐디백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제작한 드라이버로 300야드를 날리니 동반 플레이어들이 클럽을 그냥 놔둘리가 있겠는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양정무 사장은 “한 눈 팔지않고 최고의 클럽을 제작해 이전 보다 더 많은 수출을 길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보 및 마케팅 귀재’로 불리는 그의 발빠른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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