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손학규의 ‘득’과 ‘실’

입력 2011-03-29 08:24 수정 2011-03-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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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원외에서 이어가던 희망대장정도 재보선 뒤로 보류했다. 한 측근은 “요즘 들어 부쩍 신경이 날카롭다”며 손 대표의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의 고민 중심축엔 ‘분당’이 자리하고 있다. 여야 모두 손 대표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결단의 무게도 한층 짙어졌다.

당초 손 대표는 분당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직접 출마보다는 강원, 김해 등의 승리를 내 손으로 일궈내고 싶었다. 호남권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텃밭인 순천을 민주노동당에게 내줌으로써 지지부진했던 야권연대의 불씨도 살리려 애썼다. 재보선을 야권 전체의 승리로 이끎으로서 확고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려 했다.

때문에 손 대표는 측근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분당 출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차영 대변인, 강훈식 정무특보 등 핵심측근들은 하나같이 “출마 불가” 입장을 내비쳤다. 명분도 있었다. 지역구(종로)를 버리는 철새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이유였다. 대신 당대표로서 재보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비주류의 출마 압박을 대표를 흔들기 위한 정략적 의도로 치부했다.

사그라지던 ‘출마론’은 신학용 의원의 공개성명 이후 재촉발됐다. 개인의원이 아닌 대표 특보단 간사 자격으로 ‘손학규 출마 4불가론’을 밝히자 패배주의에 근간을 두고 있다며 역공에 처한 것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두관 경남지사의 사례까지 동원되며 자신을 과감히 던질 줄 아는 감동의 정치에 대한 목소리도 커졌다. 논란에 쐐기를 박기 위해 자처한 기자회견은 손 대표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갔다.

손 대표는 결국 지난 25일 “분당은 결코 포기대상이 아니다”며 “이달 말까지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출마 여부를) 결론 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의 측근은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출마론이 급기야 최고위원회의 논의 대상으로 올라선 것이다.

여권의 히든카드였던 정운찬 전 총리가 이익공유제, 동반위원장 사퇴 번복, 신정아 폭로 등에 얽혀 파괴력을 잃음에 따라 손 대표가 나선다면 결과는 누구도 예측 불가능한 접전을 띨 공산이 크다. 오히려 한나라당 내에선 “최악의 민심 상황을 고려할 때 손 대표에 대적할 적수는 없다”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그러나 손 대표가 희생을 무릅쓰고 분당에 민주당 깃발을 꽂는다 해도 그에게 돌아갈 ‘득’은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과감한 자기포기가 선행이 아닌 신학용 의원 말대로 등 떠미는 강권에 의한 출마이기 때문에 모든 ‘득’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그리고 ‘실’은 수도권 필패론으로 점철될 한나라당이 짊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손 대표가 선당후사(先黨後私) 차원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지 정치권의 이목은 그에게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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